어두운밤

일상의 기록

by 송필경

어두운 밤,
잠은 오지 않는다.

눕혀둔 머릿속에서
낯선 내가
낙서하듯 문장을 흘린다.

목구멍이 간질거린다.
냉방병일까,
웅웅거리는 에어컨 숨소리 사이
코끝이 자꾸 젖는다.

앉았다, 다시 일어서고
거실을 천천히 한 바퀴 돈다.

창밖, 어둠이 짙은 도로 위
흘러가는 불빛,
저마다의 방향—
그들은 어디로 달려가는 걸까.

작은 물음에
겸연쩍은 웃음이 흐른다.

오늘 하루도
내 어깨 위에 조용히 내려앉았다.
공허의 바람이 스치고
기억들이 아련히 흔들린다.

다가올 새벽을 향해
나는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빙긋 웃어본다.

한 줄기 빛처럼
새로운 날이
서서히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