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든 붉은 노을빛

일상의 빛

by 송필경

저녁마다 붉게 번진 하늘,

그 속에서 하루의 흔적이 겹쳐 온다.

노을은 낡은 거울처럼 흔들리고

나는 그 빛에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거리의 가로등, 창문 속 불빛,

사진첩 속 웃음처럼 남아 있는 작은 순간들

맑은 물 위로 퍼지는 빛 같다.

사라지지 않고, 내 마음 한쪽을 은은히 비춘다.


손을 내밀면 닿을 듯하지만

빛은 언제나 조금씩 멀리 있다.

넘어지는 하루를 붙들고 싶지만

바람에 흔들리며 뿌리를 내리는 나무처럼

나는 그 속도를 따라가며 배운다.


그리하여 내 마음은 일상의 궤도 속,

빛은 멀리 있지만

나는 여전히 그 흐름을 좇는다.

붉게 번진 하늘은

늘 아득한 별빛처럼 나를 스민다.


오늘의 퇴근길,

나는 깨닫는다.

빛을 올려다본다는 것은

이미 그 속에 내가 함께 있다는 것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