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불길

일상에 흐름

by 송필경

세월이 흐르고
늙는다는 것은 세상의 이치.
순리대로 흐르는 시간 속에서
우린 눈을 감고
단계를 받아들인다.

세상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작은 불씨였던 나는
부모의 사랑으로 지켜진 불씨,
꺼지지 않고
활활 타올랐다.

하지만 시간은 묵묵히
촛농을 녹이고
내 몸을 조금씩 깎아냈다.
땀과 눈물로 만든 나의 촛대 위에서
세상과 맞서 싸운 나는
연료가 바닥날 즈음
마지막 힘을 모아
불꽃으로 타올랐다.

꺼지기 직전,
공기 속 향기와 열기가 흔들리며
가장 찬란한 빛으로 내 몸을 물들였다.
손끝의 따스함,
귀에 스치는 촛농 소리,
모든 감각이 내 존재를 완전히 채웠다.

그리고 꺼진 나는
남은 연기마저
홀연히 사라졌지만,
빛으로 남은 기억 속에서
누군가의 마음에
한 줄기 따스한 불씨로 스며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