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흐름
길 위에는 바람과 먼지만이 흐른다.
발자국이 겹치고, 사라지고, 다시 새겨진다.
햇살은 한쪽을 밝히고, 그림자는 다른 쪽을 끌어안는다.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게 하고,
누군가는 속도를 재고, 누군가는 방향을 흔든다.
그러나 길은 움직임을 막지 않는다.
흔들리는 발걸음 위로 바람이 스미고,
먼지는 다시 날아오른다.
내 발바닥 아래, 내 몸 안에서
하나씩 흐르는 숨결과 떨림만이 남는다.
길은 말을 하지 않는다.
그저 발걸음과 바람, 먼지와 햇살이
서로를 비추고 스친다.
나는 그 안을 지나며
그저 몸으로 느끼고, 걸음을 이어간다.
모든 것은 움직이고, 흘러가며
내 안에서만 잠시 멈춘다.
길은 어쩌면 시작도 끝도 없고,
우리가 남긴 발자국만이
잠시 존재의 모양을 그린다.
그러나 사라짐조차도 길의 일부이니,
나는 묻는다
걸어가는 내가 길인가,
길이 나를 걷게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