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속 사람들
여름 볕은 매섭고
앉은 자리는 뜨겁다.
길모퉁이에 웅크린 할머니의 그림자는
좁고, 더 길게 드리워진다.
굳은살 박힌 손,
세월에 갈라져 깊게 패인 주름은
마치 오래된 강줄기처럼
흐른 시간의 지도를 남겼다.
삐뚤빼뚤 적힌
종이 위의 “2,000원”.
그 값은 돈이 아니라
넘어지고 다시 일어난 날들,
묵묵히 삼킨 눈물의 무게다.
시들어버린 나물은
오늘의 밥상으로 간신히 살아남고,
내일로 이어줄 마지막 희망처럼 놓여 있다.
그러나 발길은 쉽게 멈추지 않고
햇볕은 무심히 더 뜨거워진다.
타는 햇살 아래
할머니의 눈빛은 먼 세월을 더듬는다.
젊은 날 흘려보낸 땀과 웃음,
그리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은 상처들.
지나치는 사람들 속
아무도 묻지 않는다.
저 2,000원 속에
얼마나 많은 계절이 저물었는지,
얼마나 많은 삶의 무늬가 지워져 갔는지를.
그 값은
하루의 허기를 달래는 숫자일 뿐,
한 사람의 삶을 헤아리기엔
너무도 작고,
너무도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