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술이 돌면
먼저 떠오르는 건 노래였다.
낡은 스피커 속에서 번지던 멜로디는
한때 나만의 골목을 비추었고,
이제는 일상의 저녁 공기 속으로 스며든다.
가로등 불빛 아래 흔들리던 기억은
식탁 위에 놓인 찻잔의 김처럼
오늘의 시간과 섞여 흘러간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삶의 작은 순간들은
누군가의 하루에 잔잔히 닿는다.
시들지 않던 꽃도,
바람에 흩날린 꽃잎도
결국은 한 장의 오래된 악보처럼 남아
평범한 날들의 구석구석을 적신다.
그래서 나는 안다.
일상이란 언제나
흐르는 멜로디 위에 춤추는
느리고도 따뜻한 위로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