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귀의 슬픈예감
수술은 끝났다. 의사는 ‘성공적’이라는 말을 남겼지만, 끝내 원발 부위는 찾지 못했다.
암은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 그 뿌리는 여전히 안개 속에 숨어 있었다.
우리는 마치 숲을 지나면서도 길을 잃고 있는 나그네 같았다.
PET-CT를 찍어도, 혈액을 뒤집어봐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 침묵이 오히려 더 무서웠다.
수술 후 한 달쯤 지났을 때였다.
엄마 다리에 난 작은 사마귀 같은 것이 눈에 들어왔다.
그 흔한 사마귀 하나가 내 가슴을 철렁 내려앉게 할 줄은 몰랐다.
‘설마, 아닐 거야.’
나는 애써 부정했지만 내 마음속 한 구석은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사람의 직감은 때때로 의사의 진단보다 빠르게 심연을 가리킨다.
검사 결과, 예감은 틀리지 않았다.
그 작은 사마귀는 암의 다른 얼굴이었다.
몸은 이미 알지 못할 길로 멀리 떠나가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너무 늦게 알아챈 나 자신을 탓했다.
왜 더 일찍 보지 못했을까.
왜 더 간절히 살펴보지 않았을까.
죄책감은 돌덩이처럼 가슴에 얹혔고, 나는 매일 그 무게에 눌려 잠 못 이루었다.
그러나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수술은 했으나, 이미 퍼져버린 암은 우리를 서서히 이별의 강가로 이끌고 있었다.
엄마의 얼굴은 날마다 더 가벼워지고, 목소리는 바람 한 줄기처럼 가늘어졌다.
그 모든 쇠약의 과정은 결말이 세드엔딩 인시였고, 나는 그 시를 한 줄 한 줄 읽으며 속으로 울었다.
나는 그때 죽을 듯이 공부했다.
책장은 밤마다 달그락거렸고, 낡은 형광등 불빛은 내 그림자를 두 개, 세 개로 찢어놓았다.
밥을 건너뛰며, 눈을 비비며, 한 문장, 한 공식, 한 개념을 집어삼켰다.
‘흔들리지 않는 길, 엄마가 원하는 그 길을 반드시 걸어야 한다.’
그 다짐이 나를 붙들었다.
그 다짐이 없었다면 나는 이미 무너져버렸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스물한 살. 아직 청춘의 첫 언덕을 넘기도 전인 나이에, 나는 공무원 공개채용시험에
합격했다.
합격 통보를 받은 순간,
내 심장은 터질 듯 뛰었고, 눈은 제멋대로 눈물을 흘렸다.
나는 곧장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 나 합격했어.
공무원 됐어.”
잠시, 아주 짧았지만 긴 침묵. 세상이 고요히 숨을 죽이는 듯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전화기 너머에서, 엄마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작고 여리지만, 나의 전 생애를 흔들 만큼 깊은 울음.
“…고맙다. 아들아. 고맙다.”
엄마는 그 말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나는 눈물이 앞을 가려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단지, 그 울음과 내 울음이 서로 얽혀 한 줄기 강물처럼 흘러내릴 뿐이었다.
그날 밤, 병실 창가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도시의 불빛은 희미한 별처럼 깜박였고,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약속은 지켰다. 그러나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가 얻은 이 작은 승리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싸움의 휴식일 뿐이었다.
희망과 두려움은 늘 나란히 걸어갔고, 나는 그 두 그림자를 붙잡은 채 서 있었다.
엄마는 여전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쇠약한 눈빛 속에서도, 확실히 빛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 사랑이었고,
그것은 안도였으며,
그것은 곧 다가올 이별을 향한 마지막 준비였다.
나는 그때 알았다.
사랑은 반드시 약속으로 이어지고,
약속은 반드시 책임으로 이어진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