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세월은 주름의 강을 새기고,
빗물은 메마른 상처마다
기억의 골을 깊게 판다.
지워진 줄 알았던 발자국,
그 밑에서 검은 뿌리들이
끈질기게 내 안을 휘감는다.
이 모든 중력이 사라진 곳 —
달.
그 정적의 품에 닿는다면
응어리진 시름도,
저릿한 상처도 녹아내릴까.
나는 허공을 찢으며
무게 없는 꿈으로 솟구친다.
별들의 냉담한 시선,
세상의 질시는 한 줌 재로 사라지고
남은 건 뜨거운 숨,
나를 태우는 절대적 고독뿐.
손끝이 허공을 가른다.
몸이 부서져라 발버둥치는 절규,
삶이라는 질긴 끈을 스스로 끊으며
나는 올라선다.
심장은 불꽃처럼 터지고
바람은 끓는 피를 스쳐 간다.
곪았던 상처마다
새로운 날개가 돋는다.
깊은 어둠의 심장을 부수고,
나는, 달까지 —
자유의 불꽃으로 솟구친다.
오늘도,
내일도,
춤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