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안의 안녕

9화

by 송필경

딸아이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그날 따라 아이가 조금 느리게 발걸음을 옮겼다.
같은 칸에 몸이 불편한 아이와 엄마가 탔고,

나는 본능적으로 손을 잡은 딸아이를 조금 더 끌어안으며 경계를 세웠다.

그들을 향한 순간의 벽이,

마음속에서 ‘멀리 있어야 해’ 하고 조용히 속삭였다.

동시에,

그런 나 자신이 어쩐지 초라하고 부끄럽게 느껴졌다.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것이,

내 아이만을 바라보는 이기적인 건 아닐까하고

머리와 가슴이 따로 노는 순간 이었다.

좁은 공간 안, 잠시 정적이 흐른다.
딸아이가 갑자기 작은 손을 들어 흔들며

“안녕”이라고 했다.

그 목소리는 경계로 단단히 닫혀 있던 내 마음의 틈새를 환하게 비추는 듯했다.
나는 순간 숨이 살짝 멎은 듯,

작은 감탄과 놀라움을 느꼈다.

몸이 불편한 아이도 작은 미소를 머금은 채,
온 힘을 다해 손을 들어 화답했다.
그 장면은 말없이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는,

아주 짧은 순간의 온기였다.
창문에 비친 우리의 모습까지 작은 햇살이 깃든 듯 환해지는 기분이었다.

엘리베이터가 서서히 도착하고,
아이들은 서로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처음의 경계는 사라지고,
대신 화기애애한 안녕이 남았다.
딸아이의 손을 꼭 잡고 문을 나서며,
나는 작은 온기를 마음속에 담았다.

그 안에 담긴 온기와 딸아이의 순수한 인사는,
잊고 있던 어른이 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워주는 작은 선물이었다.
나는 그 순수함이 쉽게 닳지 않도록 오래 간직하고 싶다는 작은 다짐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