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눈이 오면, 예전에는 세상이 반짝였다.
손끝에 닿는 눈송이마다 설렜고, 친구들과 눈싸움을 하며 눈사람을 만들던 하루가 마법 같았다.
아이들의 숨결이 만들어낸 하얀 김, 코끝이 시려도 멈출 수 없었던 깔깔거리는 웃음소리,
그리고 눈 위에 남은 발자국 하나하나가 전부 소중하게 느껴지던 순간들.
캐롤이 흐르는 거리를 지나며 산타에게 선물을 받으려고
일주일 내내 착한 일을 열심히 했던 기억도 있다.
그때 눈은 단순한 얼음이 아니라,
마법 같은 세계의 입구였다.
하지만 지금의 눈은 다르다.
퇴근길 차들은 서행하고, 길바닥은 미끄럽다.
눈을 치우고, 젖은 신발을 털어야 하는 현실 속에서,
내일 아침 딸아이의 등원길이 걱정되어 창밖을 더 오래 바라보게 된다.
눈은 여전히 흰색이지만,
그 위에 어른의 책임과 부담감이 얹혀 있다.
그래도 가끔은 멈춰 서서,
떨어지는 눈송이를 바라본다.
차갑지만 반짝이는 그 순간 속에서
어린 시절의 설렘과 지금의 나를 동시에 본다.
순수는 식었지만,
기억 속 눈의 온도만큼은 아직 마음 남아 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순수한 설렘과 현실 사이에서 수없이 갈등하고 방황하다,
결국 자신만의 온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눈길 위에서 미끄러져 넘어져도
예전처럼 깔깔 웃을 수는 없지만,
그 마음속 웃음조차 소중하게 느끼는 순간,
우리는 다시 어린 시절의 따뜻함과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