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정석

11화

by 송필경

우리는 그 시절, 수학의 정석이 전부인 줄 알고
연필심으로 공식을 외우며 밑줄을 그었다.
모든 답이 정해진 공식처럼 이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삶은 그렇지 않았다.
뜻하지 않은 사건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몇 달 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면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변해 있었다.

정석은 없었다.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르다.
1 더하기 1이 언제나 2가 되는 건
그 시절 수학의 정석 속에서만 가능한 이야기였다.

아주 오래된 중고 서점에서 다시 만난
수학의 정석을 보며,
어른이 된 나는 생각한다.
“넌 참 쉽게 살았구나. 모든 페이지마다 명확한 정답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리고 동시에,
“삶에는 공식이 없다는 걸 이제야 알았구나.”

공책 위에 그었던 밑줄과 연필심처럼,
지금의 나는 각자의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틀려도, 비껴가도, 때로는 주저앉아 절망해도,
그럼에도 나만의 공식으로 살아가는 중이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나만의 답을 찾아 연필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