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선 꽃
하나의 꽃이 피어 있었다
뿌리는 하늘을 향하고
꽃잎은 땅을 바라보았다
바람이 스쳤다
줄기가 잠시 기울었다
그곳에는
서로 다른 숨이 섞여 있었다
햇빛이 쏟아졌다
꽃은
아무 말 없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흙은 여전히 거칠었고
하늘은 여전히 멀었지만
흔들림은
조금 잠잠해졌다
안내부장은 원래 있던 직함이었다.
팀장도 마찬가지였다.
달라진 건 사람이었다.
오랫동안 함께 서 있던 사람이 물러나고
새로운 사람이 그 자리에 섰다.
처음에는 조심스러웠다.
말은 부드러웠고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예전의 방식과
지금의 방식이 부딪히기 시작했다.
“전에는 이렇게 하지 않았어요.”
“지금은 이렇게 하는 게 맞습니다.”
말은 정중했지만 표정은 그렇지 않았다.
회의는 길어졌고 공기는 점점 무거워졌다.
나는 그 사이에 서 있었다.
누가 맞는지보다
왜 이렇게 날이 서 있는지가 더 크게 다가왔다.
교회는 다를 줄 알았다.
적어도 이 공간만큼은
자존심보다 마음이 먼저일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여기도 사람이었고
여기도 방식이 있었고
여기도 자리가 있었다.
그 사실이 생각보다 서운했다.
‘굳이 내가 여기까지 서 있어야 하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그 생각이 계속 맴돌았다.
그만두면 편할 것 같았다.
괜히 마음 상할 일도 없고
괜히 실망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나는 직함도 없었고
결정권도 없었다.
그저 문 옆에 서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더 허탈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다음 주,
나는 또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누가 옳아서도 아니고
분위기가 좋아서도 아니었다.
그 자리에 서 있는 내가
싫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완전한 공동체를 기대했던 내가
조금 내려와야 했고
사람 사이에 서 있다는 사실을
다시 받아들이고 있었다.
나는 여전히 흔들렸지만
자리를 옮기지는 않았다.
문은 여전히 열렸고
나는 그 옆에 서 있었다.
“주 안에서 굳건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힘쓰라.” (고린도전서 1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