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란 호명

by 송필경

아빠라는 이름


응답은 늦지 않았다.

이미 내 목에 걸린 이름
아. 빠.

그 부름은
작고 가벼웠지만
이상하게 무거웠다.

빛처럼 내려앉아
가슴 한가운데를 데웠다.

나는 아직 서툰 나그네였지만
그 이름 하나로
걸음을 멈추지 않게 되었다.

행복은
그 순간을
조용히 붙잡고 있었다.


병원 복도에서 처음 들은 말은
“아빠세요?”였다.

그 단어는
내 이름처럼 자연스럽지 않았다.

문이 열리고
작은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나는 웃고 있었지만
가슴은 조용히 떨리고 있었다.

모두가 축하한다고 말했다.
나는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다른 생각이 함께 움직이고 있었다.
병원비, 분유 값,
앞으로의 시간들.

응답은 분명 축복이었지만
나는 완전히 준비된 사람이 아니었다.

아이를 안아보라는 말을 듣고
조심스럽게 품에 올렸다.

작은 손이
내 손가락을 붙잡았다.

그 순간
숨이 고르게 되었다.

나는 아직 나아야 할 사람이었지만
이 아이는
이미 나를 아빠로 부르고 있었다.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시편 127:3)

기업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무거웠지만
아이의 숨결은
그보다 더 또렷했다.

그날 나는 알았다.

응답은
준비가 끝난 뒤에 오는 것이 아니라
준비를 시작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걸.

나는 여전히 부족했지만
도망치고 싶지는 않았다.

아빠가 되었으니까.

그리고 어떤 이름은
우리가 준비되기 전에
먼저 우리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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