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순서
새벽, 푸른 비닐을 뒤집어쓴 시간
차디찬 바람이
예배당 문턱에서 접힌다
빛은 낮게 깔리고
의자들은 숨을 죽인다
음악이 물처럼 번질 때
여러 겹의 어둠 사이로
낮은 입술들이 열린다
밤새 품고 있던 이름 하나
혀끝에서 맴돌다
조심스레 놓인다
한 번
그리고 다시 한 번
그 이름이 지나간 자리마다
공기가 미세하게 흔들리고
새벽은 여전히 차가운데
그 이름만
따뜻하게 남는다
새벽기도를 가다 보면
아주 가끔 어머님들의 기도가 또렷하게 들릴 때가 있다.
방언 사이로, 음악 사이로
한 이름이 반복된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
가장 먼저 불리는 이름.
건강하게 해 달라고,
사람 잘 만나게 해 달라고,
오늘 하루 실수하지 않게 해 달라고.
나는 그 기도를 들으며
문득 배우게 되었다.
사람은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것을
가장 먼저 하나님께 올려놓는다는 것을.
나는 무엇을 먼저 말하고 있었을까.
내 일정과 걱정,
혹은 내 체면은 아니었을까.
그 새벽에서
나는 기도의 순서를 다시 배웠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 마태복음 6:33
어머님들의 기도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분명했다.
사랑을 먼저 부르는 일 이었다.
당신은
하루의 첫 문장에
무엇을 올려놓고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