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서 있는 믿음

by 송필경

어디선가 한 음이 울린다.

사람들의 발걸음이 지나간 뒤에도
그 울림은 공기 속에
오래 머문다.

눈물이 맺히면
세상은 잠시 더 맑아지고

작은 어깨 위로
보이지 않는 온기 하나가
조용히 내려앉는다.

떨어진 눈물은 빛을 스치며
잠깐의 별이 된다.

그리고 그 자리—

그 안에도 꽃이 핀다.

그리고 믿음에 빛을 얻는다.



세례식 날이었다.

아이들이 차례로 앞으로 나왔다.
어떤 아이는 부모의 손을 잡고 있었고,
어떤 아이는 꽃을 안은 채 웃고 있었다.

잔잔한 축하의 기운이
예배당 안에 조용히 퍼져 있었다.

그때 한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그 아이는
혼자 서 있었다.

손을 잡아 줄 사람도,
곁에서 등을 토닥여 줄 사람도 없이
작은 몸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아이의 얼굴에는
눈물이 고여 있었다.

하지만 눈빛은
이상하리만큼 또렷했다.

나는 잠시 숨을 고르고
그 아이를 바라보았다.

작은 어깨가
아주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 떨림 속에도
흔들리지 않는 어떤 중심이
그 아이 안에 자리한 듯 보였다.

마치 어린 나무가
바람 속에서도
자기 뿌리를 놓지 않는 것처럼.

잠시 뒤
아이는 두 손을 모았다.

그리고 세례의 물 위에
천천히 손을 올렸다.

아주 작은 움직임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예배당 안의 공기가
잠깐 멈춘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때 문득 생각했다.

믿음이라는 것은
언제나 누군가의 손을 잡고
시작되는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고.

어떤 믿음은
사람들 사이에서보다

오히려
혼자 서 있는 자리에서

더 또렷하게
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그날
눈물로 얼굴이 젖어 있던 그 아이는

누구보다 조용하게
그러나 누구보다 단단하게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나는 한동안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 아이의 눈물 한 방울이
내 마음 어딘가에 떨어진 것처럼

가슴 깊은 곳에서
작은 울림이 오래 남았다.

어쩌면 믿음은 누군가의 손을 잡을 때보다
아무도 없는 자리에서 홀로 서 있을 때
더 깊어지는지도 모릅니다.
화, 목,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