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그끝에서

by 송필경

하늘에 빛이 부서진다.

그 틈으로 새가 날아든다.


나는 바라지만,

다른 쪽으로 날아가 주길.


그러나

새는 내 시선을 가로막고,

빛 속에서 멀리 사라졌다.


고개를 숙일 때 그는 다시 나타나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자신의 길로 날갯짓을 이어갔다.


빛을 따라,

정확히 그곳으로.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에게 가까이 하시고, 중심으로 통회하는 자를 구원하시는도다.”
시편 34:18


장인어른의 허리가 오래 아프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랜 택시 운전이 몸을 조금씩 갉아먹었고,

결국 디스크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가 들었다.


“제발, 수술만은 피하게 해 주세요.”

마음속에서 조용히 기도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동시에, 마음 한켠에서는

기도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작은 두려움이 서성였다.


수술 전 검사를 받던 날,

예상치 못한 소식이 전해졌다.

간에서 초기 암이 발견된 것이다.

순간 숨이 멈춘 듯했다.


그러나 그때, 마음 깊은 곳에서

조용한 깨달음이 스며들었다.

혹시 이것이 하나님이 준비하신 길일까.

디스크 수술을 위해 시작된 검사가

생명을 지키는 발견으로 이어졌다니,

그 모든 순간은 이미

어떤 섬세한 계획 속에 있었던 것일까.


기도가 모든 것을 바꾸지는 않는다.

그러나 기도는 내 마음을 정직하게 드러내고,

하나님 앞에 나를 세운다.

나는 잠시 숨을 고르고

그 믿음을 마음속 깊이 품었다.


기도는 때때로 결과를 바꾸지 못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조용히 기도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하나님과 함께 서 있는 것이다.마치 새가 빛을 따라 날갯짓을 이어가듯,우리의 마음도 그분의 계획 속에서 조용히 길을 찾는다.


화, 목,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