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갔어야 했지, 너에게로.
그 생각이 스치고 지나갈 즈음
이미 늦은 오후가 기울고 있었다.
추위도 더위도 아닌,
어딘가 미적지근한 시간 속에서
우리는 오래 머물러 있었다.
사랑이라 부르기엔 멀어졌고,
우정이라 하기엔 너무 깊었던 사이.
그 애매한 틈에서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흐르는 것만 바라보고 있었다.
붙잡지 않는 것이 아니라
붙잡을 수 없다는 걸
서로 먼저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익숙함이라는 이름 아래
많은 것이 조용히 식어갔다.
처음 손을 잡던 순간의 떨림도,
가슴 깊이 번지던 설렘도
이제는 희미한 기억 속에서만
조용히 남아 있다.
우리 사이에는
강 하나가 놓여 있었다.
서로를 바라볼 수는 있지만
건널 수는 없는 거리.
한 걸음만 내디디면
돌아올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우리는 끝내 움직이지 않았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던
지독할 만큼 조용한 이해.
그렇게 우리는
같은 자리에 서서
서로를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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