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꽃이 필 수 있을까
모래바람이 불어와
눈을 가리고
길을 지운다
꽃이
피어날 수 있을까
이슬이 모여
작은 못을 이루고
그 바람 속에서도
조용히
꽃이 피어난다
바다 끝
돌담 아래에서도
짠 소금물에 적시며
갈라진 땅 위에서도
생명은
여전히
노래를 부른다
말이 잘 나오지 않던 시간이 있었다.
무엇을 기도해야 할지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알 수 없던 날들.
성경을 펼쳐도
마음은 멀리 있었고
문장들은 그저 지나갔다.
입술은 잠잠해지고
마음은 메말라 있었다.
그때 아이는
막 말을 배우고 있었다.
뜻이 분명하지 않은 소리들,
이어지지 않는 말들.
나는 그 소리를 들으며
그저 기다리고 있었다.
언젠가는
말을 하게 되겠지.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아이는 잠시 멈추더니
또렷하게 한 문장을 꺼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너무 자연스럽게
아무 망설임 없이
그 말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나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내가 하지 못했던 말을
아이의 입을 통해
다시 듣고 있는 것처럼.
돌이켜 보면
그때의 나는
말하지 못하는 상태가 아니라
말할 수 없는 자리에서
머물고 있었던 것에 가까웠다.
그런 시간 속에서도
어딘가에서는
이미 말해지고 있었던 것처럼.
아이의 짧은 한 문장이
그 메마른 시간 위로
조용히 내려앉았다.
마치
이슬처럼.
메마른 시간 속에서도 생명은 사라지지 않는다.보이지 않는 곳에서조용히 이어지고
때가 되면 다시 피어난다.
그래서 오늘은 말하려 애쓰기보다 이미 들려온 그 한마디를가만히 붙잡아 본다.
“어린 아이와 젖먹이들의 입에서
찬양을 온전하게 하셨나이다”
— 시편 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