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기도

by 송필경

두 빛이 만나
하늘을 긋는 별똥별처럼

그 한쪽 어둠 속에도
조용히 흔들리던 빛이 있었다

바람에 스미는 먼지처럼
내 안 깊은 곳에 스며든
보이지 않는 손길

그대라는 이름 속에
숨겨진 축복이
조용히 흘러내린다

시간의 강 위,
내 첫 기도가 잠시 머물던 자리
그 떨림은 이제
잔잔한 물결이 되어
내 마음을 감싼다


세례를 받고 난 뒤,
삶이 극적으로 변한 건 아니었다.
그럼에도 사소한 일상 속에서
조용히 무언가가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어느 주말, 아내가 웃으며 말했다.
“대학 시절, 나 배우자기도 열심히 했어.”

나는 잠시 멈추고,
속으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서 내가 여기 있는 거네.”

아내는 이내 웃었다.
그리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이 진짜 한숨이 아니라는 걸 나는 안다.
힘들었던 날, 무너졌던 내 곁에서
나를 지탱해 준 손길이었다는 것을.

나는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덧붙였다.
“봐, 얼마나 바뀌었는지 봐.
금연했지, 교회도 다니지,
완전 네 이상형 교회 오빠잖아.”

그제야 아내가 살며시 다시 웃는다.
그 웃음 속에는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평안과 이해, 그리고 묵묵한 사랑이 있었다.

이렇듯 세례 이후, 신앙은
극적인 깨달음이나 거대한 변화를 통해
나를 흔들지 않았다.
조용히 흐르는 강물처럼,
일상의 작은 순간 속에서
서로의 숨결과 기도 속에서
스며들고 있다.

삶은 종종 조용한 강물처럼 흐른다.
우리가 느끼는 변화는 순간순간 스며드는 작은 힘 속에 있다. 그 첫 기도, 그 숨겨진 손길,
그리고 서로의 이해와 웃음 속에서 우리 마음은 조금씩 회복된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시편 119:105
화, 목,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