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
밤은
모든 것을 삼키는 듯 깊다
묵직한 돌 하나
가슴 위에 놓인 듯
숨을 막는다
그러나
틈 사이로 스며드는 빛
작게 떨리는 숨결처럼
어둠 속에서 깨어난다
예배당에 앉자마자
공기가 무겁게 느껴졌다.
찬양이 끝나고, 목사님이
비어 있는 무덤 이야기를 시작했다.
돌이 굴려지고, 아무도 없는 자리에
생명이 깃들었다는 이야기였다.
주변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어떤 이는 조용히 “아멘”을 말했다.
하지만 나는,
마음이 한참 뒤처져 있었다.
손끝이 식고, 가슴이 떨렸다.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났다는 말,
그건 내 삶의 경험과 너무 멀었다.
집에 돌아와 성경을 펼쳤다.
부활 소식을 처음 들은 제자들.
그들도 곧바로 믿지 못했고,
서로 확인하며, 멈춰 있었다.
그 장면을 읽으며
내 마음이 조금 풀렸다.
아,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믿음은 처음부터 확신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어쩌면 믿음은,
설명되지 않는 이야기를
조금 더 오래 바라보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부활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하려 하지 않고,
그저 그 자리에서 오래 바라보기로 했다.
의심 속에서도 조용히 깨어나는 것이 있다.
끝난 듯한 자리에서도
틈 사이로 빛이 스며든다.
의심 속에서도 조용히 깨어나는 것이 있다.
끝난 듯한 자리에서도
틈 사이로 빛이 스며든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 요한복음 2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