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자라는 소리
처음에는
숨이 아주 작았다
밤마다
손을 코 앞에 대며
나는 그 숨을 확인했다
시간이 지나자
숨은 조금씩 커졌다
작은 발이
집 안을 돌아다니고
작은 웃음이
벽에 부딪혀 돌아왔다
숨은 여전히 조용했지만
이제는
집 안 곳곳에 퍼져 있었다
나는 안다
어떤 생명은
자라면서
숨이 아니라
삶으로
사람을 붙잡는다는 것을
아이가 조금 자랐다.
처음 집에 데려왔을 때는 숨이 너무 작아서
밤마다 몇 번씩 일어나 아이를 바라보곤 했다.
조용히 오르내리는 가슴을 보며
괜히 손을 코 앞에 가져다 보기도 했다.
숨이 잘 쉬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아이의 숨은 조금 더 커졌고 조금 더 또렷해졌다.
어느새 아이는 집 안을 기어 다니기 시작했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비틀거리며 걸었다.
작은 발이 거실 바닥을 두드렸다.
아직 서툰 걸음이었지만
집 안이 갑자기 넓어진 것 같았다.
아이는 웃었고 그 웃음은 집 안을 가득 채웠다.
나는 문득 생각했다.
처음에는 숨 하나만 잘 이어지기를 바랐는데
이제는 이 아이의 하루가 잘 이어지기를 바라게 되었다는 것을.
아빠가 된다는 것은 어쩌면 이런 일인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숨을 지켜보고 조금 지나면 걸음을 지켜보고
그리고 또 시간이 지나면
아이의 세상을 멀리서 바라보게 되는 일.
나는 여전히 서툰 아빠였지만
이 아이가 자라는 속도만큼
나도 조금씩 아빠가 되어 가고 있었다.
생명은 자라면서 숨에서 삶으로 넓어진다.
그리고 부모는 그 자람을 지켜보며 자신도 함께 자라간다.
하나님은 아이를 키우게 하시며 사람의 마음도 함께 키우신다.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
잠언 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