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척 오늘

15화 - 인생판에서의 선점

by 송필경

햇살은 아직 오지 않았지만
나는 기다렸다.

버텨낸 시간의 끝자락에서
스스로에게 조용히 물었다.

“이제, 나도
승부를 걸어도 되는 걸까.”

두려움이 없었다면
그건 분명 거짓이었다.

망설임 속에서도
무언가가 내 안에서
조용히 꿈틀거렸다.

이제는
멋진 승부수 하나
던져보고 싶었다.

끝이라고 믿었던 순간에도
뜻밖의 묘수가
숨어 있을 수 있으니까.


단수에 몰리고,
숨조차 가빠지던 날들.

도망쳐도
계속 따라붙는
축 같은 흐름 속에서

나는 결국
내 편이 되어줄
작은 희망 하나를 만났다.

세상의 판 위에서
그저 휩쓸리기보다
한 번쯤은
주도권을 잡아보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
조심스럽게 움트는 하루였다.

막다른 골목 앞에서도
더는 담을 넘고 싶지 않았다.


그 담은
결국, 내가 만든 것이었으니까.

이제는,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 선다.

그렇게
오늘 하루를
내가 먼저
한 수 두기로 했다.

… 지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로소
살아보려고.




단수는 바둑에서 상대 돌을 잡기 직전에 숨통을

하나만 남겨 놓는 마지막 수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한 번 더 공격하면 잡히는 위기의 순간입니다.
세상이 나를 궁지에 몰아 더는 피할 수 없게

만드는 상황과도 같습니다.

축은 단수가 반복되며 상대를 계속 쫓는 형태입니다.
계속 숨이 막히는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죠.
한 번 놓인 위기가 끝나지 않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압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