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을 동경했다.
어느 맑은 날, 하늘을 보았을 때 가장 짙게 보이는 부분.
진하면서 탁하지 않은 그 색을 동경했다.
나는 파란 차를 타고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을 향해 절벽에서 뛰어내렸다.
차는 포물선을 그리며 위로 솟았다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조금씩 멀어지는 절벽은 어느새 파노라마로 변하여 그리운 풍경들이 하나씩 스쳐 지나간다.
초록의 잔디가 넓게 깔린 하얀 이층집.
마당에 놓인 화이트보드에 빼곡히 적힌 아랍문자와
그 앞에서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는 한 동양인 여자.
잔디밭 너머로 낮게 짓누르는 파랑의 하늘.
나는 이 풍경을 어디서 보았던가.
어찌 나는 직접 보지도 못한 풍경을 그리워 할 수 있는 것인가.
그러다 이 모든게 꿈이란걸 자각한다.
차는 어느새 수평선과 가까워졌고
나는 파랑에 온전히 젖어들지 못한 채 잠에서 깨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