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외로움
항상 곁에 있어주는 가족이 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항상 내 편이 되어주는 부모님이 살고 계신다. 넓진 않지만 깊게 사귄 친구들도 있다. 하지만 가끔씩 외로움을 느낄 때가 있다.
"외로워", "외로운 감정이 들어요."
라는 말을 주변에 한다면,
"내가 옆에 있는데", "너 옆엔 우리가 있잖아. 왜 외로워?", '그럼 우린 너에게 어떤 존재인 거야?'
역으로 그런 감정 표현에 서운해할 수도 있다.
나도 모르겠다. 외로운 감정은 왜 생기는지...
어느 순간 찾아오는 불청객처럼 외롭지 않은 환경에서도 겪는 걸 어쩔 수가 없다.
우연1
한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들과 저녁 식사를 잡으려고 전화를 한다. 한명 두명 통화 연결음은 들리지만 연결되지 못한 전화가 늘어간다. 집에 들어가면 나를 반겨주는 가족들이 있지만 친구들과 함께 하지 못한 서운한 감정은 외로움으로 연결되고 우울해진다.
피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하필 우연히 동시에 친구들이 전화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기다리는 시간이 긴 게 문제이지만 개인 사정으로 전화를 받지 못했던 친구들은 다시 전화를 걸어준다.)
하지만 머리로 이해되는 것이 가슴으로는 이해되지 못하고 외로운 감정에 빠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우연2
엄마를 따르는 아들놈.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이쁜 아들이지만 가끔 서운할 때가 있다.
5살까지는 유치한 질문이지만 이런 질문을 한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엄마!" 한결같은 아들의 답이다.
"둘 다 좋아!"라는 답을 원하는 건 나의 잘못된 바람인 걸까? 왜 항상 엄마일까?
대부분의 이전 아버지 세대들이 자식들에게 하지 못했던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아지고 놀아주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표현하는 방식이 부드러워졌지만 아들의 대답은 항상 엄마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인 아들은 옳고 그름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지만 부부싸움에서 아들의 답은 항상 비슷하다.
"아빠가 잘 못 했네!"
"아빠가 양보해야지"
나도 아빠보단 엄마를 더 좋아했고,
맞벌이 부부이지만 엄마랑 보내는 시간 좀 더 많기도 하고,
이성적으로 아빠보단 엄마가 더 편할 수도 있지만
웃어넘길 수도 있는 상황이 많지만 아주 가끔씩 서운할 때도 있다.
이런 서운한 기분이 들 때 외로운 감정이 든다.
매몰
우연의 상황들이 항상 외로운 감정으로 번지는 게 아닌 건 다행인 것 같다. 심한 경우 정신건강병원에 상담을 받아야 할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걱정스러운 경우가 생길 때가 있다.
아주 가끔이지만 외로운 감정에 매몰되어 우울함에 빠지는 경우다. 우울함 감정의 경로를 따라가면 이런 식의 흐름이였던 것 같다. 외로운 상황의 이유가 나의 문제인 것처럼 느껴지고 삶을 잘못 살아온 게 아닌가 되묻게 되고 문제 아닌 기억들을 끄집어내어 문제를 만들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브레이크 없는 생각과 기억들이 한없이 가라앉게 만든다.
관계
매몰된 우울함에 빠질 때면 보통 하루 일을 빨리 마무리하고 빨리 잠을 청한다. 수많은 감정 중 하나이고 자연스러운 내적 반응이지만 오래 갖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우울한 감정 떼어내려 힘들일 필요 없이 잠을 자고 나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다음 날 아침이면 괜찮아졌다.
위의 소극적 방법 말고 적극적으로 우울함을 떨치고 싶을 때면 관계를 활용한다. 관계로부터 시작된 우울함을 관계로 푸는 것이다. 만났을 때 기분이 좋은 사람을 만나는거다. 그게 어렵다면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친구에게 연락을 하는 등의 방법을 하면 기분이 나아졌다.
나
젊어서는 독신자로 혼자 살겠다고 다짐했던 나였는데 지금은 주변 관계에 의존하는 것이 나약한 존재가 되어버린 건 아닌지 잠깐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