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투덜이

by zlzl


제목 : 투덜이


아이이고 싶은 남자


나의 단점 혹은 헛점을 남에게 들키고 싶은 사람은 없을것이다. 있다고 해도 그건 허용할수 있는 범위 것일 확률이 매우 높다. 자신의 치부가 향후에 어떻게 자신에 돌아올지 모르고 약점이 될수 있기 때문에 숨기는게 당연한 거라 생각한다.


나 또한 위와 같은 행동을 하지만 한 사람에겐 그렇지 못 한것 같다. 그 사람에겐 보이지 말아야 말과 행동들을 유독 더 많이 한다. '그러지 말아야지'하는 다짐도 어느 순간 같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슬슬 무너지게 되고 실수를 범하게 된다. 매순간 그런 다짐을 하지 않았다면 끝도 없는 실수 투성이의 남자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은 내 와이프다.


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자들은 백마탄 왕자같은 사람이다. 하얀 피부에 키도 크고 뭐든지 잘하는 그런 실수를 전혀 하지 않을것 같은 만화, 영화,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는 허구의 주인공. 만약 좋아하는 여성이 있다면 최대한 그런 사람들인척 연기를 해 볼것을 강력 추천한다. 옥상에서 떨어뜨린 메주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는 이상 연인이 될 확률이 80%이상이라고 확신한다.


위와 같은 환상에 젖어있는 여자들 중 그 한명이 내 '와이프'이고, 위의 행동의 반대되는 것을 싫어하는 걸 잘 알면서도 그 사람 앞에서 싫어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남편 '나'이다. 10년 이상 같이 살아오며 하면 안되는 말, 해선 안되는 행동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미운 네살 어린이처럼 잘 되지 않는다.


오늘은 그런 행동 중 말 많은 투덜이 증상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점심시간 우리 둘은 회사가 가까워 가끔 같이 식사를 하는 날이 있는데 오늘이 그날이였다. 와이프가 고른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고 가벼운 음료를 먹고 헤어지면 완벽했을 데이트 였을텐데 투덜이가 등장을 하게 된다.


'저 음식점 곧 망할것 같은데'

'왜요? 별루였어요?'

'가격이 다른 가게와 비슷하지만 모든게 셀프인게 문제이고, 그리고 음식도 특별하게 맛있지도 않은데 많이 짜더라고'

'난 깔끔하고 조용해서 마음에 들던데'

'여튼 별루였어'




점심 식사를 같이 하고픈 와이프 마음은 자신이 선택한 가게와 음식을 맛있게 먹고 가볍게 산책을 하고 헤어지는 것일 것이다. 음식과 서비스에 대한 평을 듣고 싶은게 아닌걸 알면서도 진실만을 말할수밖에 없는 마법에 걸린 입을 가진 사람처럼 와이프가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만 주저리 늘어놨다.


'오늘 음식 깔끔하니 괜찮던데.. 항상 맛있는 곳만 소개해줘서 좋구만..', '점심 잘 먹었다. 여기 비싸긴 한데 다음에 또 와야겠어!' 등 쉬운 거짓말을 와이프 앞에서 쉽게 할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거짓말도 연습이 필요한 걸까?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해본다.


둘이 살면서 수많은 힘든 고개들을 넘었듯이 이번 문제도 해결 방법을 알았으니 차차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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