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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가영 Nov 29. 2022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은 당신에게

멀리 보면 희극. 가까이 보면 코미디인 '김인종'을 소개합니다.

 어느 날 문득 엄마의 행복이 궁금했다.

 "엄마는 언제가 제일 행복해?"

 엄마가 웃으며 말했다.

 "아빠랑 퇴근하고 같이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할 때. 그때가 제일 행복하지."





 나는 밤에 하는 드라이브가 싫다. 밤이 되면 도로에 차는 줄고, 급할 일도 없건만 아이러니하게도 사고는 많아진다. 재작년 나는 친구와 택시를 타고 집으로 귀가하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나는 멍이 들었고, 친구에게는 상처가 났다. 시간이 지나 상처는 흉터가 되었다. 멍은 사라지지만 흉터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 마음이 아팠다. 그 이후로 나는 나와 주변의 무탈함을 진심으로 기도하게 되었다.


 "난 바라는 거 없어. 그저 평범-하게 살고 싶어."라는 말은 사실 "나는 간절하게도 무탈한 일상을 바라."라는 말과 같다. 무탈한 일상이 뭇사람들의 바람이 되는 이유는 그것이 노력의 영역을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오고, 선인과 악인을 가리지 않는다. 부모님을 잃고 할머니와 살며, 어찌됐든 평범한 삶을 꿈꾸던 인종에게도 사고가 찾아왔다. 뜬금없게도 그가 좀비 타워에 갇힌 것이다.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는 웹툰 <위아더좀비>의 상황 설정이 이렇다. 



 초대형 쇼핑몰 서울타워에 좀비 사태가 발발하고, 정부는 사태 진압을 위해 좀비들을 타워에 두고 봉쇄한다. 김인종은 미처 구조되지 못해 좀비들이 우글거리는 타워 안에 남겨져 1년을 산다. 알고 보니 김인종뿐 아니라 꽤 많은 사람들이 몰래몰래 숨어 살고 있는 듯하다. 인간과 좀비가 공존하는 이 미스터리한 타워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 출처 : 네이버 웹툰 -


 어릴 적 백화점에 사는 상상을 종종 하곤 했다. 침대, 가구, TV, 장난감 등이 가득한 그곳에서 산다면 얼마나 재밌을까. 이러한 순수한 상상력과 끔찍한 좀비 재난물이 합쳐진 결과가 바로 <위아더좀비>이다. 인종은 좀비가 가득한 쇼핑타워에 갇혔다. 그러나 그의 삶은 예상외로 단조롭고 소소하다. 아침에 일어나 기도도 하고, 물고기 밥도 주고, 아침도 먹고, 비디오 게임도 하고, 천장에 난 자그마한 틈으로 광합성도 한다. 이후로 사람들을 만나며 가지각색의 사건들을 겪지만 다 같이 난리부르스인 와중에도 그는 밥을 먹고, 물고기 밥을 주고, 먼저 간 이들을 생각하고, 또 게임을 한다. 


 나의 간절한 바람에도 앞으로 내 삶에 사고가 일어날 것을 안다. 그 사고는 내가 어떤 행동을 해도 예방할 수 없을 것임을 또한 안다. 그러므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 한다. 어떤 사고도 결국은 극복해낼 수 있는 내적인 힘을 쌓는 것이다. 하루하루 좋은 기운이 쌓여 힘든 날 나를 일으켜줄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도 나는 밥을 먹고,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나고, 햇빛을 쬔다.


 오늘 유독 힘든 날을 보낸 분이 계실까. 사고를 당하면 내일을 무사히 지낼 수 있을거라는 자신이 없어진다. 독자분들 중 내일이 두려운 분이 계시다면 이 웹툰을 보시길. 인종이 얼마나 유쾌하고도 심도 깊게 사고를 이겨내는지 구경해보시길 바란다. 일단 재밌으니 기분이 조금 나아지실 것이고, 또 인종의 선함과 용기에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모두의 무탈과 인종과 그 무리들의 성공적인 탈출을 기원하며, 

 또 이명재 작가님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며,

 오늘 글을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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