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부의 숫자를 지울 수 있다면: 가지급금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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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 "잠깐, 그 가지급금 '외상매출금'으로 숨기셨나요?" 법인파산하려다 감옥 가는 지름길 : 법무법인 주연


늦은 밤, 적막이 흐르는 대표실. 모니터 속 재무제표를 바라보는 대표님들의

한숨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합니다. 회사가 어려워질수록 장부 속

어떤 숫자는 유난히도 눈에 거슬립니다. 바로 ‘가지급금(대표이사 대여금)’입니다.

영업을 위해 썼지만 증빙을 못 챙긴 돈, 급해서 잠깐 가져다 쓴 생활비들이 모여 만들어진

그 거대한 숫자는 마치 “당신은 횡령범이야”라고 손가락질하는 것만 같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파산 신청을 앞둔 많은 대표님이 위험한 유혹에 빠집니다.

“이 숫자만 잠깐 다른 곳으로 옮겨두면 모르지 않을까?”

대표적인 방법이 바로, 대표이사가 가져간 돈(가지급금)을 마치

거래처에서 받을 돈(외상매출금)이 있는 것처럼 슬쩍 계정을 바꾸는 것입니다.

하지만 13년 차 회계사이자 변호사로서 저는 오늘,

그 ‘고침’이 단순한 분식회계를 넘어 대표님의 인생을 무너뜨릴 수 있는 뇌관임을 경고하려 합니다.



1.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사람은 거짓말을 합니다

대표님들은 생각하십니다. “법원에 서류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을 텐데, 내 장부 하나 꼼꼼히 보겠어?”

하지만 간과하신 것이 있습니다. 파산 절차를 주도하는 파산관재인들은

재무제표의 모순을 찾아내는 데 특화된 전문가 집단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들의 눈에 ‘급조된 외상매출금’은 너무나 어설픈 변장일 뿐입니다.

[관재인의 시선] 관재인은 책상에 앉아 숫자만 보지 않습니다.

장부에 ‘A 업체 외상매출금 1억 원’이 적혀 있다면, 관재인은 A 업체에 즉시 내용증명을 보냅니다.


“귀사가 파산 법인에 갚아야 할 1억 원이 확인됩니다. 파산재단 계좌로 입금해 주십시오.”

A 업체의 반응은 뻔합니다. “무슨 소리입니까? 우리는 이미 다 결제했습니다!”라며

입금증과 세금계산서를 들이밀겠죠. 그 순간, 대표님이 쌓아 올린 거짓의 모래성은 와르르 무너집니다.

“아, 이 대표가 가지급금을 숨기려고 가짜 채권을 만들었구나.”

모든 것이 들통나는 데는 채 한 달도 걸리지 않습니다.



2. ‘실수’가 ‘범죄’로 바뀌는 순간

숫자를 조작한 것이 들통나면, 단순히 “죄송합니다, 다시 고칠게요”라는 말로 수습할 수 없습니다.

이때부터 사건의 본질은 ‘빚을 갚지 못한 민사 사건’에서 ‘법원을 기망한 형사 사건'으로 돌변합니다.

[사기파산죄의 무게] 법은 파산 선고를 앞두고 재산을 은닉하거나

장부를 조작하는 행위를 ‘사기파산죄’로 엄격히 다스립니다.

이는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입니다.

가지급금은 회사가 대표에게 받아야 할 ‘자산’입니다.

이를 외상매출금으로 둔갑시킨 것은 회사의 자산 상태를 허위로 기재하여

채권자와 법원을 속인 명백한 기망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빚에서 벗어나려다 감옥이라는 더 깊은 수렁에 빠지는 꼴입니다.



3. 숨기지 말고, ‘해석’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되, 그 숫자를 법리적으로 ‘방어’하는 것입니다.

회계적인 오류가 있다면 수정하고, 증빙이 부족하다면

당시의 정황을 법리적으로 소명하여 횡령의 고의성을 희석해야 합니다.

숫자를 지우개로 지우는 대신, 그 숫자가 왜 거기에 있을 수밖에 없었는지

‘설명’하는 것이 유일한 살길입니다.



마침표: 첫 단추, 재무제표가 당신의 운명입니다

저를 찾아오시는 대표님들 중, 이미 장부를 손대고 난 뒤 수습해달라며

오시는 분들을 볼 때가 가장 안타깝습니다.

한 번 훼손된 신뢰는 법정에서 다시 회복하기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입니다.

회계사 출신 변호사인 제가 파산 신청 전 재무제표 정밀 진단을 그토록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저는 숫자의 빈틈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역설적으로 관재인이

어디를 공격할지 미리 알고 방어막을 칠 수 있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장부를 조작하지 마십시오. 그 두려움을 저에게 들고 오시면,

합법적이고 안전한 해결책으로 바꿔드리겠습니다.

감옥이 아닌, 진정한 ‘다시 시작’을 원하신다면 있는 그대로의 장부를 들고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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