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스웨인의 <공부책>을 읽고
중학교 2학년 아들 공부가 참 어렵다.
정확히는 공부머리를 타고나지 않은 듯한 아들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난감하다.
공부 안되면 다른 거 시키면 되지 않냐 쉽게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부유한 부모가 아니라면 공부만큼 가성비 높은 사회 첫발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규칙적인 공부 습관 형성이 중요하다 해서 했고, 독서가 중요하다고 해서 그것도 했다.
하나 습관이라는 것이 결정적 순간에야 제 가치가 발현되는 것이어서 아직은 안 하는 것보다는 낫구나 하는 정도다. 학원 보낸다고 능사는 아닌 듯하다. 결국 그토록 지겹게 들었던 그 말..'스스로 공부를 해야지. 자기가 공부하는 방법을 알아야지 공부가 된다'는 그 말은 전설의 고향에 나오는 귀신처럼 멀찍이서 소름 끼치게 존재를 드러낸다.
공부를 어떻게 하게 해야 하는 건지 궁금해서 책들을 찾아 읽었다.
사교육 없이 명문대 보낸 엄마의 이야기
우리나라 명문대 여러 곳에 모두 합격한 학생의 수기
입시 전문가 교사들의 책.
볼 책들이야 수두룩 빽빽이다. 그런데 내가 꽂힌 책은 이 책이었다.
표지부터 남달랐기 때문이다!
How to Study
공부책
하버드 학생들도 몰랐던 천재 교수의 단순한 공부 원리
초등생은 미리미리,
중고생은 지금부터,
대학생은 늦게나마,
일반인은 더 늦기 전에
사실 어느 책에나 있는 얘기다. 다 아는 말이라는 거다.
이해해야 하고, 내게 맞는 책을 골라야 하고, 주의를 집중해야 하고, 공부한 내용을 분류하고 정리하는 것, 문제를 정확히 규명하고, 틈틈이 복습하는 것.. 다 아는 거다. 하지만 이 책이 막힘없이 읽혔던 이유는 저자가 제시한 공부 목적 때문이었다.
"학생은 정신적으로 용기 있고 독립적이고 분별력이 있어야 하며, 겸손하고 신중한 태도를 적당한 비율로 갖추어야 한다"
성장하는 아이가 기특하고 듬직한데, 정작 그 아이는 무시무시한 학업 경쟁 속을 자연스럽게 들어간다.
성장의 대가가 곧 전투고 생존이며 경쟁인 셈이다.
학생을 성숙한 사회 구성원으로 만들기 위한 공부가 아니라 성적이 주인행세를 하며 높은 점수를 잘 유지하는 학생을 고르는 것 같은 이 거지 같은 교육 제도가 정말이지 싫다. 할 수만 있다면 엄청나게 많은 돈을 가지고 외국으로 나가 즐겁고 마음 편안하게 공부하며 자신의 미래를 진지하고 느긋하게, 제대로 생각하게 할 수 있는 곳으로 데리고 가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현실이 나를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어중간한 엄마로 만들고 있는 것 같다.
공부를 성적으로 연결하지 않고, 공부를 성숙과 연결 지어 생각하는 엄마가 되고 싶다.
저자의 말들처럼 공부의 목적과 태도를 바로 잡고 싶고, 삶에서 중요한 건 지식보다 지혜라며 성적표 따윈 던져버리는 쿨한 엄마일 수 있다면 좋겠다.
"아는 게 너무 적은 것보다 나쁜 것이 있다면, 지나치게 많이 아는 것이다.
교육은 편협한 정신을 넓혀 주지만 자만에는 치료약이 없다. (중략) 훌륭한 사람이 가난 때문에 망가지는 일은 절대로 없어도, 번영 때문에 망가지는 일은 흔하다."(책 속에서)
"교육은 도덕성이나 실용성의 문제가 아니다. 많이 배운 악당이 무식한 악당보다 위험하다.
교육이 세상에 더 큰 해를 끼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타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단순하고 실용적이면서도 고결한 이상을 지닌 훌륭한 인격자가 교육을 받는다면 세상에 큰 공헌을 할 수 있으며 진정한 의미에서 성공적인 삶을 누릴 수 있다."(책 속에서)
무작정 그냥 해라. 100점 맞아와라. 좋은 대학 가야 한다. 이런 말 진짜 하기 싫은데..
노는 꼴은 못 보겠고, 공부에 대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참으로 쉽지 않다.
아.. 저자 조지 스웨인도 한국에서 공부했으면 저런 책을 쓸 수 있었을까..
"삶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게 하고, 잠재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다"
그러니까요 내 말이 바로 이거에요 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