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미상의 단문 <큰 싸움>을 읽고
솔직해져 볼까?
길에서 매우 화가 난 상태로 통화를 하며 큰소리를 쳐대는 한 아저씨
버스에 힘겹게 승차하는 할머니를 보고 고개를 돌려버리는 노약자석에 앉아있는 중년의 여성
계산을 기다리며 줄을 서 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내 앞에 끼어드는 할머니
빨간불이 초록불로 바뀐 지 1초도 안 지났는데 크략션을 울려대는 뒤차의 운전자...
왜 저러나.. 하고 말지만
가끔은 무례한 사람 앞으로 성큼 다가가서 혼내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그리곤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나온다.
"도대체 나이를 어디로 먹은 거야"
꼬마 아이들에게는 볼 수 없는 이런 무례함들이 왜 어른들, 그것도 나이 많은 어른들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것일까.
삶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나이 들면 다들 그렇게 되는 거라고?
내 처자식이 가장 중요한 법이라고?
사람들 다 그렇게 산다고?
정말 그럴까?
자식을 키워 본 경험이 보다 관대한 사람으로 만들어주고
실패의 경험이 더 정교한 방안을 찾게 해 주고
상처를 받았던 사람이 상처를 치료하는 방법을 나누어주고
더 많이, 빨리 성공한 사람이 그다음 사람을 이끌어주고...
이렇게 되는 게 정상 아닌가.
근데.. 꼭 이렇게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자식 키워 본 경험이 내 새끼 지상주의를 만들어내고
실패의 경험이 그다음 도전을 포기하게 만들고
상처를 받았던 사람은 더 상처 주는 사람이 되기도 한다.
더 많이, 빨리 성공한 사람은 우쭐대며 자기 자랑하기에 바쁘다.
그러니 경험이 자동적으로 사람을 이렇게 저렇게 만들지는 못하는 듯하다.
결국 그 경험 후 다음 선택을 하는 그 사람 자신의 몫.
나는 내 인생에 주어졌던 경험들 후에 어떤 선택들을 해 왔는지
지금의 내 모습은 저들과 다른 것이 확실한지
나를 비추는 CCTV가 있다면 샅샅이 훑어보며 나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을 감내하는 혼자만의 시간을 경험하는 것, 그 어떤 경험보다 이 경험이 중요한 것 같다.
내 속에서, 사람들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큰 싸움
-작자 미상
한 늙은 인디언 추장이 손자에게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고 있는 '큰 싸움'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 싸움은 나이 어린 손자의 마음속에서도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추장은 궁금해하는 손자에게 설명했습니다.
"얘야, 이 싸움은 우리 모두의 속에서 일어나고 있단다.
두 늑대 간의 싸움이란다. 한 마리는 악한 늑대로서 그놈이 가진 것은 화, 질투, 슬픔, 후회, 탐욕, 거만, 자기 동정, 죄의식, 회한, 열등감, 거짓, 자만심, 우월감, 그리고 이기심이란다.
한 마리는 좋은 늑대인데 그가 가진 것들은 기쁨, 평안, 사랑, 소망, 인내심, 평온함, 겸손, 친절, 동정심, 아량, 진실, 그리고 믿음이란다."
손자가 추장 할아버지에게 물었습니다.
"어떤 늑대가 이기나요?"
추장은 간단하게 대답했습니다.
"내가 먹이를 주는 놈이 이기지."
오늘, 지금 나와 당신은 어떤 늑대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