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의 토산(土山) 위로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가을볕과 바람이 흐른다.
한 덩이 베어 내어 절반을 갈라 보면
흙 한 줌 땀방울 한 줌 겹겹이 고루 쌓여
붉디붉은 속내를 드러낸다.
얼마 전까지도 눈이 오면
동네 아이들 모두 마대 자루를 타고
아무개의 깊은 잠을 깨우곤 했겠지.
잠든 이들 위로 산책로가 된 고분군
밤낮없이 도란도란 찰박찰박
단 잠을 잘게도 깨운다.
수려한 산새와 찬란한 오색 단풍들로
걸어온 걸음 자꾸만 뒤돌아보며
눈에 한 번 마음에 한 번 내 시선을 담아낸다.
묘엄한 나무를 지나며
괜스레 돌탑 위에 돌 하나 올려 두고
함께하는 이들 모두 건강하게 해 달라
나지막이 기도를 했다.
머나먼 나라에서 온 그녀가
가족이 되는 날을 반겨주는 듯이
잎새들은 모두 완연한 가을색으로 옷을 입었다.
오늘은 가을볕이 유독 따뜻하다.
두 손을 꼭 잡은 뒷모습이 예뻐 보여
가을볕과 함께 한 장의 사진으로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