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책

_창녕 고분군을 걸으며

by 야간비행


그대들의 토산(土山) 위로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가을볕과 바람이 흐른다.


한 덩이 베어 내어 절반을 갈라 보면

흙 한 줌 땀방울 한 줌 겹겹이 고루 쌓여

붉디붉은 속내를 드러낸다.


얼마 전까지도 눈이 오면

동네 아이들 모두 마대 자루를 타고

아무개의 깊은 잠을 깨우곤 했지.


잠든 이들 위로 산책로가 된 고분군

밤낮없이 도란도란 찰박찰박

단 잠을 잘게도 깨다.


수려한 산새와 찬란한 오색 단풍들로

걸어온 걸음 자꾸만 뒤돌아보며

눈에 한 번 마음에 한 번 내 시선을 담아낸다.


묘엄한 나무를 지나며

괜스레 돌탑 위에 돌 하나 올려 두고

함께하는 이들 모두 건강하게 해 달라

나지막이 기도를 했다.


머나먼 나라에서 온 그녀가

가족이 되는 날을 반겨주는 듯이

잎새들은 모두 완연한 가을색으로 옷을 었다.


오늘은 가을볕이 유독 따뜻하다.

두 손을 꼭 잡은 뒷모습이 예뻐 보여

가을볕과 함께 한 장의 사진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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