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헤다 가블러’를 보고

헤다는 왜 자신에게 총구를 가했는가?

by 인생연극 가이드

이 극은 여성 자유의지에 관한 희곡인 ‘인형의 집’과 더불어 쌍벽을 이루는 작품으로 헨리 입센의 작품이다.

올해 헤다 가블러 연극은 우연의 일치인지 이영애, 이혜영, 방은희 배우가 각기 다른 극단에서 같은 작품의 연기대결을 펼치고 있다. 그중 나는 이영애 배우 주연의 작품을 보고 왔다.

지루한 결혼 일상 속 닭장 안에 갇혀 살던 헤다에게 옛 연인 에일렛이 고향으로 찾아오며 이야기는 전개된다. 헤다는 인간으로 해방감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 에일렛에게 권총을 건네며 가스라이팅 하고 조정한다. 그녀는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신의 욕망인 인간의 자유의지를 꿈꾼다.

그러나 에일렛은 술집 여자의 집에서 오히려 타락한 방법으로 자살하고 만다. 진정한 자유의지의 발현이 실패로 돌아가자 다시 한번 자신의 자유와 해방감을 누리기 위해 헤다는 총구를 자신의 머리에 가하며 막이 내린다. 이 연극에서 가장 심금을 울린 대사는 헤다가 “인간은 닭장 안에 갇힌 동물이다.”라고 외치며 답답해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온갖 방법으로 탈출구와 해방감을 모색해 가는 헤다!

헤다는 젊음, 아름다움, 남자들의 시선 모두를 갖고 있지만 해방감과 자유의지를 느끼기 위해 몸부림치고 결국은 자신 스스로를 마감한다. 무엇이 그녀를 처절히 몸부림치게 만들었나? 부족한 것 없는 그녀의 일상이 왜 이리 그녀에게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것일까?


나는 나의 시선으로 연극을 바라보며 대입시킨다. 그녀는 인생의 명확한 해답을 찾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뭔가 명확하고 뚜렷한 인생을 찾고 있었지만, 그녀는 끝내 찾지 못하고 인생에 복수하듯 자신의 의지만은 자신 것이다 외친 것은 아닐까? 인간은 그리 단순한 존재가 아니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된다고 행복을 느낄 수 없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이것을 배부른 고민이라 부를 수 있는가? 나는 쉽게 이분법적으로 단죄하는 사람들 잔인함을 고발하고 싶다. 이 세상 누군가에게 아픔은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어도 공허함 속에서도 미치도록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해답 없음에 대한 결말로 그 무엇에 대한 나의 복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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