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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홍승

일찍 잘 생각이 없었다

by 신홍승


일찍 잘 생각이 없었다



주간 근무를 마치고

저녁은 바깥에서 보쌈을 먹고

집에 도착해

세탁기 돌리고

씻고

방바닥에 머리카락 대충 정리하고

창문 열고 환기시키고

집안 곳곳에 살충제를 뿌리고

보다만 언제 다 볼지 모르는 두꺼운 자격증 책

서너 페이지 보다가

영어학습 앱 켜고 2분 보다가

다 돌아간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

옷걸이에 걸어

출입문 위 튀어나온 나무 문틀에 걸쳐 놓았다

이불 위에 누웠다

풀벌레 우는 밤

내일은 야간 근무니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된다

눈을 감고 풀벌레 소리를 듣는다

풀벌레 소리를 듣고 있으니

잠이 솔솔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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