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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지아 Oct 05. 2021

아이가 보고싶다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지난 추석,

너와 함께 한 사흘이 엄마는 너무나 소중했단다.

엄마는,

너와 함께한 매 순간이 너무 감사했단다.

추석연휴 삼일 밤을 엄마와 함께 지낼 수 있다는 말에,

하루, 하루 시간이 가는것을 아쉬워하고

지난 밤을 붙잡고 싶어하는 널 보며,

시간이 하루하루 지나는 것을 슬퍼하는 널 보며,

엄마는 가슴이 많이 쓰라렸단다.


헤어지는 날,

엄마의 손을 꼭 붙잡고

아직은 헤어질 때가 되지 않았다고,

아직은 헤어질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엄마와 함께 집에 가고싶다고,

울며 헤어짐을 힘들어하는 널

웃으며 보내야 하는 엄마는 마음이 찢어졌단다.


너와 잘 헤어져야만,

너가 엄마와의 이별을 덜 힘들어해야만

아빠가 원활히 우리의 만남을 도와줄것이라는 걸

어린 네게 말하지 못하는 이 현실이,

이런 거지같은 상황이,

엄마는 너무나 힘들고 화가난단다.

언젠가는, 우리 아들도 괜찮아지겠지.

언젠가는, 어제보다는 나은 오늘이 되겠지.


오늘도 엄마는 유치원에서 너의 사진을 받았어.

네가 어떤 활동을 하고있는지,

네가 어떤 것들을 배웠는지,

너의 기특한 발전들을 보며 엄마는 신기함을 느낀단다.

시간이 빨리 가고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단다.


얼른 네가 커서 너의 휴대폰이 생기면,

엄마는 너와 직접 연락하고

너의 목소리를 전화로 듣고싶어.

매일 함께하지 못하는 우리가

지금보다 더 자주 서로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날이 곧 오겠지.

엄마는,

우리 아들의 목소리가 너무나 듣고싶어.



엄마는,

하루하루 행복해지려 많이 노력하고 있어.

매일 회복하기 위해 많이 애쓰고 있어.

하지만,

네가 없는 엄마의 삶은

가슴 한 구석이 텅 빈 자리로,

그 어떤것도 그 누구도

채워줄 수가 없네.

우리 아들도 그렇겠지.

우리 아들 가슴 속 큰 구멍은

얼마나 비어있을까,

어느정도의 크기일까.

너무 크지는 않으면 좋으련만.



어제도 너의 아빠는 엄마에게 네 사진을 하나 보냈어.

명품옷을 입고있는 너의 사진 한 장.

너의 아빠는 그 비싼옷을 자랑할 사람이 엄마 하나뿐인가 보다.

매번 비싼 아이템을 살 때면 자랑하듯 사진이 온다.


비싼옷을 입는다고,

명품으로 너의 몸이 감긴다고 해도,

너의 마음이 채워질까.

너희 아빠가 알지못하는 그런 너의 마음을

엄마가 감싸안아줘야 하는데.

우리아들, 엄마가 많이 안아줘야 하는데.


엄마의 마음이 이렇게 텅 빈 것처럼,

너의 마음도

한 구석에 이렇게 큰 구멍이 나 있겠지.


아들아.

할수만 있다면,

너의 마음의 구멍을 엄마에게 다 주렴.

엄마가 다 갖고있을게.

엄마가 혼자 아플 수만 있다면,

엄마가 혼자 아프고 싶다.

너는,

하나도 부족함 없이

조금의 슬픔도 없이

자라면 좋겠다.


이건 엄마의 욕심이겠지.


사랑해 아들아.

너가 너무나 보고싶어.

너무 사랑한다 아들아.

어제도 사랑했고,

오늘도 사랑하고,

내일도 사랑해.

엄마의 아들이 되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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