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당시 회사를 고르던 나의 시선, 그릇, 선택

by 떼구르르

두번째 직장에 지원하게 된 동기는 첫번째 직장에 비해 아주 명확했다.

1. 체계를 배우고 싶다.

2. 같이 일하는 법을 배우고 싶다.

3. 고등부를 하고 싶다. 특히 외고.


다행히 첫번째 직장에서 많은 것을 배운 덕에, 금방 두 가지를 깨우쳤다.

1. 회사의 체계는 나름이다. 목적이 중요하다.

내가 보기에 이 곳의 목적은 명확했다. 박리다매를 위한 효율성 극대화다. 그에 걸맞게 분업화가 잘 되어 있고, 우리는 그중 강의력이든, 말빨이든, 자료든 어쨌든 최대한 많은 아이들이 그만두지 않게 하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강의를 그지같이 해도, 말을 못해도, 자료를 못 만들어도, 새어나가지 않거나 컴플레인이 들어오지 않으면 학원에선 관여하지 않는다. 그저 아이들이 이번달 학원비를 내고, 다음달 학원비를 내면 되는 것이다.

목적에 맞는 체계가 존재할 뿐이다. 정답은 없다.

2-1. 같이 일할 때는 잦은 보고가 중요하다.

2-2. 회식 좋아하지는 않지만, 왜 하는지 알겠다. 사람과 일하기 때문에, 그 사람을 알게 되면 함께 일하는 것이 수월해진다. 그 사람을 쉽게 아는 방법은 같이 놀고, 먹고, 마시는 것이다. 사람 관계에서 조금의 정과 관심이 일을 더 쉽게 만들기도 한다.

2-3. 리더가 그 팀, 조직의 분위기를 만든다. 극과 극의 성향을 가진 리더와 일하며, 리더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3. 면접 때는 내년에 고등부를 갈 수 있다고 했지만, 연말에는 그 다음을 기약했다. 고등부 항상 사람 부족하다던데.. 의문이 들었다. 더 어필해볼걸, 생각도 들었지만 이곳은 고등부가 메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나중에 가서는 굳이 여기가 아니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퇴사를 결심할 때 수많은 '만약'들이 있었다.

만약, 우리 팀장님과 함께 했더라면. 만약, 내가 고등부로 갔더라면. 만약, 사내 행사가 잦지 않았더라면. 만약, 그때..

지금은, 다 떠나서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었다. 혼자서는 못할 일이다. 같이 할 사람이 그냥 몇명만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큰 꿈을 바라지도 않는다. 그렇게 이직을 결심했다.


나에게 맞는 직장을 찾아가는 건 결국 나를 알아가는 것과 같다. 세상에 완벽한 직장은 없겠지만, 몇몇 단점을 가지고도 버틸 수 있는 직장은 있다. 지원 동기 3가지를 직접 경험한 바로 수정해 본다면, 아래와 같은 체크리스트가 생긴다.


CHECK LIST

1. CEO의 가치와 나의 가치가 비슷한가(아마 일에 열정이 적다면,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2. 나는 어느 정도의 규모에서 일할 때 가장 성과를 잘 낼까

3. 나의 직속상사에게 배울 점이 한 가지라도 있는가


그렇지만 투자공부를 하고 있는 요즘, '일'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회사가 필요할까, 필요하다면 무엇 때문일까, 그러면 나는 왜 일할까, 무엇을 위해 일할까?

아마 또 내 시선이 바뀌겠지만, 2024년 초의 나는 이만큼을 바라보고 느끼고 있다 :)

작가의 이전글김치등갈비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