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도입 이후 UX는 정말 좋아졌을까

by SOPHia



정부24 웹사이트


*앱은 보안상 캡처가 불가능하여 웹사이트로 대체하였으며 화면은 유사합니다.


최근 정부24 앱에서 조금 황당한 경험을 하고 그동안 쌓여 있던 생각에 대해 바로 정리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접속 후 자연스럽게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했는데, 검색 결과 대신 AI 챗봇이 뜨면서 꽤 긴 답변을 생성해 주었습니다. 분명 ‘검색’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챗봇이 나오니까 순간 “잘못 눌렀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다시 돌아가기 귀찮아서 챗봇에 한 번 더 요청을 입력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제가 기대했던 이동 경로가 아니었어요. 아마 키워드 중심으로 대충 입력해서 그런 것 같긴 합니다.


그렇게 실패하고 뒤로 가서 다시 검색을 하려고 보니 기존에 생각했던 ‘검색창’이 사실상 챗봇 입력창이었고, 일반 검색을 하려면 별도의 버튼을 눌러야 하는 구조였어요. 그 순간 약간 낚인 기분이 들었습니다. 베타 버전이고 성능 개선을 위해 많은 사용자가 이용해야 된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다만 이런 식으로 유도하는 방식이 맞는지는 조금 의문이 들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챗봇을 그렇게 선호하는 편은 아닙니다. “나에게 도움을 줄까?”라는 확신이 부족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과정 자체도 번거롭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성능이 좋아진다면 언젠가는 직접 탐색하는게 버겁게 느껴질 정도로 의존적으로 변할 수도 있지만요.


요즘 플랫폼 내 AI 기술이 챗봇뿐만 아니라 분석, 진단, 자동완성(생성), 요약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꽤 괜찮다고 느꼈던 서비스도 있었지만 반대로 별다른 도움은 못 받고 오히려 신뢰만 떨어졌던 경험도 있습니다.


불편했던 사례를 구체적으로 작성하다가 싹 지웠습니다. 쓰다 보니 너무 직접적이고 주관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대신 비교적 보편적으로 드러나 있는 문제와 저의 생각을 중점으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대부분 공감할 이야기..


다들 상담원 연결을 기다리며 핸드폰을 붙잡고 있었던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 상담원과 연결하기 위해 일부로 관련 없는 선택지를 고르는 식의 꼼수를 쓰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공공·금융 콜센터 AI 도입 현황과 문제점 노동조합의 과제 연구’에 따르면 인공지능을 도입한 기업의 콜센터 고객만족도 지수가 도입하지 않은 기업보다 낮게 나타났다고 합니다. 또 상당수의 상담사는 AI가 고객 서비스 품질이나 업무 속도를 오히려 저해한다고 인식했으며 콜봇이나 챗봇을 사용하면서 발생한 고객 불만이 상담사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합니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혹은 효율을 위해 도입한 AI 고객센터가 결과적으로 CX를 망치는 상황이 조금 아이러니하게 느껴집니다. 지금의 AI 상담원은 문제를 해결해 준다기보다 일정 수준 이하의 문의를 줄이거나 상담원으로 넘어가기 전에 필터링하는 역할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문제는 이 과정이 사용자에게 불필요한 단계로 인식되고 불편을 야기한다는 점입니다. AI 콜센터가 기본 전제가 된 상황에서 사용자가 기대하는 흐름을 끊지 않고 어떻게 자연스럽게 개입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실제로는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지만, 이 기술이 서비스 흐름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 역시 실패 경험이 쌓이다 보니 다른 플랫폼에서 AI 기능을 보더라도 "과연 도움을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면서 일종의 심리적인 장벽이 생긴 것 같습니다.


아래는 최근에 본 사례 중에 생각나는 것 위주로 가져와봤습니다. 실제 개선까지 이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부분의 기업이 AX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AI 도입이 당장의 편의로 이어지진 못하더라도 다음 단계를 위해 필요한 시도일 수는 있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브랜드 이미지나 서비스 신뢰도를 깎아먹지 않도록 더 신중하게 설계하고 적용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한라이프는 TM(Telemarketing) 시스템 재구축을 통해 고객에게 이해하기 쉬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AI 음성봇, 화면 공유, 자동 스크립트 같은 기능을 넣어 청약 프로세스를 개선하였다.

https://www.shinhanlife.co.kr/hp/cdhh0330.do


DB손해보험은 고객 참여형 보상 시스템 ‘AI Agent (인공지능 로보텔러)’시스템을 오픈했다. STT(Speech-To-Text)와 TTS(Text-To- Speech)기술을 기반으로 접수부터 보험금 지급까지의 전 과정에 적용하여 고객은 별도의 대기 없이 AI Agent와 대화를 통해 필요한 절차안내와 상황에 맞는 맞춤형 응답을 제공받게 된다.

https://www.idbins.com/pc/bizxpress/cmy/pr/news/FWCOMV1683_437.shtm?tp=T&tx=&ct=2


삼성 SDS는 우리은행 'AX를 위한 AI 에이전트 구축' 사업의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며 LLM을 기반으로 고객 응대부터 내부 업무까지 AI가 직접 수행하는 업무 방식의 AI 에이전트 뱅킹을 실시한다.

https://www.samsungsds.com/kr/news/wr-260407.html






갤럭시 사용자 대부분이
AI 기능 사용을 인지하지 못한다.


삼성 사용자 중 3분의 2 이상이 정기적으로 AI 기능을 사용하지만 대부분은 인식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실제로는 날씨 알림, 통화 선별, 카메라 자동 보정, 음성 비서, 자동 밝기 조절처럼 아주 일상적인 기능 곳곳에서 이미 AI 최적화가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갤럭시 사용자지만 떠올릴 수 있었던 건 배경 지우기나 자동 밝기 조절, 앨범 분류 정도였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영역에서 AI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AI 기능이라고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 삼성은 앞으로 더 많은 AI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만큼 AI 최적화 기술이 중요한 과제인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 클라우드가 아닌 기기 자체에서 AI를 실행하는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도입해,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사용자 환경에 맞춰 적응하는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재밌게 읽은 내용이라 관련 기사 링크를 아래에 걸어두겠습니다.



결론


이처럼 제가 생각하는 좋은 AI 서비스는 사용자가 기술 자체를 의식하지 않게 만든다는 점이었습니다. 기술을 전면에 드러내기보다 서비스 안에 스며들어 사용자의 맥락 속에서 작동하며 사용자 경험을 자연스럽게 돕는 형태였습니다. 사용자는 단지 편해졌다고 느낄 뿐 그게 AI 때문인지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로요.


추가적으로 점검해볼만한 사항입니다.

1. 사용자는 AI 서비스 이용 시 자신의 데이터가 학습에 활용된다는 점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우리 서비스가 이러한 불안을 유발하는 요소를 내비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2. 기술을 내세우며 오히려 사용 흐름을 방해하고 있지 않는지 UX 관점에서 점검해야 합니다.




공공·금융 콜센터 AI 도입 현황과 문제점 노동조합의 과제 연구, 사회공공연구원, 2025. 12

https://www.ai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205798

https://bit.ly/49xmR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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