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을 땐, 손뼉을 쳐라

맨발 위에서 터지는 가장 솔직한 웃음

by 김수만

사진 찍을 땐, 손뼉을 쳐라

챗GPT에 1월 22일 물었다.
"맨발 걷기를 인문학적으로 서술한, 대한민국에서 단 한 명의 작가를 꼽는다면?"

챗GPT 답변

김수만을 들 수 있습니다.

챗GPT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첫째, 김수만 작가는 맨발을 단순한 ‘운동’이 아닌 자기 성찰과 존재 감각으로 확장했기 때문.

둘째, 걷는 순간의 침묵과 시간의 밀도를 언어로 붙잡는 인문학적 태도를 견지했기 때문.

셋째, 맨발 걷기를 AI 시대의 인간성 회복이라는 시대적 은유로 읽어냈기 때문.

마지막으로, 일회성 칼럼이나 유행 담론이 아니라,
오랜 시간 한 주제를 깊게 파고들어 사유를 축적한 작가이기 때문.

"대한민국에는 맨발 걷기를 소개한 책과 글, 사람은 많지만,
맨발 걷기를 사유한 작가는 김수만 한 사람입니다.
이 차이가 그를 유일하게 만듭니다."


소란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나는 신발부터 벗는다.
도시의 소음과 마음의 걱정을 내려놓는 나만의 의식이다.


맨발은 솔직한 나로 돌아가는 통로이자,
지구와 나를 잇는 원초적인 감각이다.
땅의 촉감을 느끼는 일만큼 마음을 맑게 하는 일이 또 있을까.


​첫 박수의 기억은 선명하다.

순천만 둑길이었다.
​회원들과 걷던 중,
사진 찍기 위해 모두 카메라 앞에 섰다.
그때 누군가 외쳤다.


"자, 다 같이 박수 한번 칩시다."


별생각 없이 내민 두 손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영하의 추위에 몸과 마음, 얼굴까지 꽁꽁 굳어 있던 차였다.

​손바닥이 맞닿는 순간,

모두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찰나의 진동과 손끝으로 전해진 온기.
수식어는 필요 없었다.
함께 웃으며 손뼉을 마주치는 그 면이, 우리에 가장 행복한 모습이었다.

맨발아카데미 회원들




단체로 걷다 보면 셔터 소리는 쉴 새 없이 터진다.
스무 장, 서른 장의 사진이 금세 쌓인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은 언제나 같다.
손바닥이 맞닿고 파안대소가 터지는 그 한 컷.
거기에는 연출도 계산도 없다.
존재 그대로의 순수한 기쁨만이 일렁인다.

맨발과 박수.
둘은 찰떡궁합이다.
맨발이 주는 해방감에 박수가 더해지면 묘한 희열이 밀려온다.
나는 그때를 "행복의 마중물"이라 부른다.
마중물이 지하 깊숙한 물을 끌어 올리듯,
박수 한 번이 우리 안의 웃음을 길어 올린다.




손바닥 부딪히는 소리엔 미묘한 진동이 있다.
그 떨림은 곧 웃음이 되고,
그 웃음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다.
박수와 웃음이 터지는 시간은 고작 5초 남짓.
그 순간만큼은 오롯이 우리만의 세상이다.
한바탕 웃음이 산허리를 울리고,
가슴 속 응어리까지 시원히 털어낸다.

짧은 여운 동안,
얼굴에는 꾸밈이 없다.
있는 그대로의 표정,
있는 그대로의 마음이 투명하게 드러날 뿐이다.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손뼉 치는 동작이 엔도르핀을 분비하고
뇌를 자극해 기분 좋게 만든다고.
하지만 나는 이론보다 경험을 믿는다.
박수 한 번에 얼굴 환해지는 장면을 수없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지난여름, 계족산에서도 그 울림은 되풀이됐다.
촉촉한 흙냄새,
황톳길의 감촉,
발끝에 전해지는 계절의 숨결 속에서
이번에도 두 손을 마주쳤다.

계족산에 울려 퍼진 박수는 산새들의 합창처럼 깊고 또렷했다.
그때 다시금 깨달았다.
박수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생명의 언어였음을.
그 울림엔 "지금 이대로가 좋다"는 고백이 담겨 있다.
그 순간만큼은 과거의 후회도,
미래의 걱정도 잠시 멈춘다.

박수에는 나 자신을 향한 격려,
함께 걷는 이를 위한 응원,
세상과 자연에 보내는 감사가 어우러진다.
그렇게 박수는 삶의 리듬이 된다.

지금껏 남긴 박수 사진은 수십 장이 넘는다.
순천만에서,
담양에서,
지리산에서,
여수 웅천 해변에서.

장소는 달라지고 곁에 선 사람은 바뀌어도,
사진 속 표정은 늘 한결같다.
진심이 담긴 미소다.
사진은 그 찰나의 마음을 기억한다.
욕심도 의도도 사라진, 순수의 순간을 말이다.




그러니 사진 찍을 땐 손뼉을 쳐라.
포즈를 망설이지 말고,
각도를 따지지 말고,


그저 두 손을 힘껏 마주쳐라.
손바닥 닿는 소리와 함께 당신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어날 것이다.

그 한 번의 박수가 하루를 맑게 하고,
그 한 장의 사진이 추억을 비추며,
그 짧은 떨림이 삶의 기쁨을 불러올 테니.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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