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킹 데이

8

by 원초이

퇴근시간 전인데도 마트 안은 사람들로 붐볐다. 요섭은 차를 장애인 구역에 세워놔서 마음이 급했지만 인파를 뚫고 가기가 힘들었다. 개중에는 정장 차림의 사람도 보였다. 요섭은 자신이 장인을 위해 연차까지 낸 직장인이라는 사실에 가슴이 벅찼다. 하루라는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과일 코너까지 가는 길이 더뎌지는 까닭이 사람들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들마다 소유한 카트가 마치 매장 여기저기 널려져있었다. 요섭이 급한 김에 앞을 가로막은 카트를 건드렸더니 금방 주인이 나타나 눈을 흘겼다. 카트도 따로 주차장이 필요해보였다. 사람 가는 곳에는 늘 바퀴 달린 존재가 함께하며 그 위상은 사람과 맞먹었다. 마침내 수박을 구입한 요섭이 허겁지겁 주차장으로 갔다. 수박을 뒷자리에 싣고 차에 오르자 장인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수박이 참 달게 생겼다. 집에 가서 빨리 먹자.”

“그래요. 아주 달콤한 저녁이 되겠네요. 주차만 할 수 있다면.”

혜리의 말에 요섭이 출발을 서둘렀다. 퇴근시간이 다가올수록 아파트 단지의 주차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주차는 심리 싸움이므로 미리미리 정신 무장을 해야 한다고 장인이 목청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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