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찾아온 의사의 설명에 엄마는 기겁하며 검사를 하자고 울면서 부탁했다. 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엄마의 부탁을 거절할 이유는 없었고, 다행히 검사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아무 이상 없네요. 바로 퇴원처리 해드리겠습니다."
당연하지만 뇌에는 아무 문제도 없었다. 그리고 그 뒤로 그 꼬마애를 본 적도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었다. 다른 사람에게 나의 죽음에 대해 말하려고만 하면 강제로 입이 다물어지는 이상한 증상이 내 일상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그것은 팀장님과 이야기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좀 쉴까?"
"네?"
결국 팀장님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고 말았다.
"아무래도 너무 무리해서 그런 거 같아. 지금까지 쉬지도 않고 열심히 한 거 우리 중에 모르는 애 없다.연차로 처리해 줄 테니까 좀 쉬라고."
"어... 그러니까 저를 정신병자 취급..."
"그것도 나름 문제인 거 같기는 한데, 머리는 둘째치고 그 다리로 출동이나 할 수 있어? 그러니까 좀 쉬라고. 쉬면 다리든 머리든 해결되겠지. "
"아! 팀장님"
말에는 장난기가 넘쳤지만, 그것이 배려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평소에도 쉬지 않고 일만 하는 청년을 위해, 지금까지 무언가에 쫓기듯 억지로 달려온 나를 위해 잠시 쉴 줄도 알아야 한다는 어른의 충고와 함께 말이다.
"네 그럴게요. 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 너 빠지면 그동안 우리만 힘들겠네. 에휴."
그 말을 끝으로 소방서를 나오자, 밖에는 엄마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자. 집에서 좀 쉬자."
"네."
어쩌면 어린 시절의 꿈에 쫓겨 영웅이 반드시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 것일지도 몰랐다. 그렇게 소방관이 되고나서 3년이나 안 찾아갔던 본가에 도착했다.
"그렇게 찾아오라고 해도 한 번을 안 오더니, 결국 이렇게 다쳐서 오네."
"죄송해요."
"살아만 있으면 됐다. 살아만 있으면."
그리고 내가 집에 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아버지는 평소보다 빠른 시간에 퇴근했다.
"고기 사 왔다. 고기 구워 먹자."
"평소에도 이렇게 일찍 오면 얼마나 좋아."
"커흠."
여전히 사이가 좋아 보이는 부모님은 그렇게 투닥거리면서도 익숙한 듯 서로를 도와가며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사회생활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거야.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도 있잖아?"
"무소식이고 뭐고, 난 그거 싫으니까 자주 연락이나 좀 해라."
식사를 하면서 부모님의 입에서는 평소에 내가 찾아오지 않았던 것에 대한 아쉬움이 흘러나왔다.
"앞으로 자주 찾아뵐게요."
그렇게 말하며 잘 구워진 소고기를 입에 넣었다.
행복이 뭐 있나?
이런 게 행복이지.
하지만 어째서인지 내 머릿속에서는 병실에서 만났던 꼬마가 한 말이 계속해서 맴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