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천장..."
정신을 차리자 눈에 들어온 것은 새하얀 천장이었다.
"모르는 천장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갑작스러운 구수한 말투에 고개를 돌려 확인해 보니, 같은 소방서에서 일하는 동료가 앉아서 음료수를 마시고 있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뭘 어떻게 되긴, 운 좋게 산 거지. 다행히 아래쪽에 커다란 나무가 쿠션 역할을 하면서 충격을 다 흡수한 모양이야."
그의 말대로 온몸이 자잘하게 아팠지만 크게 아픈 곳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눈앞에 오른쪽 다리에 한 깁스가 눈에 들어왔다.
"어떻게 7층에서 떨어졌는데, 다리 하나 금가고 끝이냐? 젊음이 진짜 좋긴 좋아."
"뭐래요. 저랑 3살 차이 밖에 안 나면서."
"넌 29살이고 난 32살이지. 20대랑 30대가 같겠냐?"
그렇게 말하곤 동료는 자리에서 일어나 마시던 음료수 캔을 쓰레기통에 툭 던져 넣었다.
"가시게요?"
"어, 가야지. 너희 어머님은 잠깐 화장실 가셨어. 곧 올 거야. 잘 있어라."
동료를 그렇게 말하면서 손을 흔들며 병실을 나갔다. 저렇게 말했지만, 쉬는 날이면서도 일부러 찾아온 것이 분명했다.
"그런데... 너는 누구니?"
하지만 내 옆에는 아직도 누군가가 앉아있었다.
새하얀 피부를 가진 어린 소녀. 존재감이라는 것이 없다면 이런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소녀가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녀에 입에서 당황스러운 말이 흘러나왔다.
"당신은 7일 후에 사망합니다."
"뭐?"
내가 들은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멍하니 있자,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환자 분. 일어나셨군요."
"네? 어, 네..."
"높은 곳에서 떨어졌는데, 다행히 크게 다친 곳은 없어요."
간호사가 수액을 갈기 시작하자 병실에는 침묵이 찾아왔다. 하지만 그 조용한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나는 간호사에게 물어보았다.
"근데 이 꼬마애는 누굽니까?"
"꼬마애요?"
내 질문에 하던 일을 멈추고 주변을 돌아보는 간호사에게 불만을 말하려고 했다.
"아니, 일어났더니 옆에 있는 꼬마애가 재수 없게 나보고..."
하지만, 갑자기 무언가가 내 입을 틀어막은 것처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꼬마애가 어디 있는데요?"
원인을 알 수 없는 입막음에 당황하고 있자, 주변을 둘러보던 간호사는 그렇게 말했다.
"아, 아니... 분명히 여기에...!"
간호사의 말대로 내 옆에는 아무도 없었다. 당황한 나는 횡설수설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병실 안에는 나와 간호사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음... 뇌 쪽에 문제가 있었나? 혹시 모르니까 정밀검사도 해야 할 거 같은데..."
그리고 그런 내 모습을 본 간호사는 그런 말을 조용히 중얼거리며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고, 졸지에 나는 미친놈으로 판정되기 일보직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