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렇게 성인이 되었고, 꿈에 그리던 소방관이 되었다.
함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것은 어린 시절 자신을 구해준 소방관과 같은 영웅이 되겠다는 열망.
그렇게 화재진압팀에 소속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의외로 하는 일은 소소한 일뿐이었다.
엘리베이터가 멈춰서 구조를 위해 출동하는 것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지만, 나무에 올라간 고양이를 구출해달라거나 문이 잠겨서 문을 따달라는, 이런 것까지 하는구나 싶을 정도의 일들.
화재로 출동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아니지, 안 나는 게 좋은 게 맞긴 하지...
과거의 나 같은 아이가 생기는 건 있어선 안될 일이니까.
"위험해요. 물러나세요."
오늘은 아파트 베란다에 말벌이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고 처리를 위해 출동했다. 실제로 확인해 보니 신고자 옆집 베란다 천장에 말벌들이 집을 짓고 활동을 하기 시작하고 있었고, 이를 방치한다면 주변에 큰 피해를 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옆집은 출근을 한 모양인지 집 안에는 아무도 없었고, 결국 우리는 신고자 베란다를 통해 옆으로 넘어가 말법집을 처리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괜찮아요. 제가 할게요."
나는 평소처럼 자신 있게 앞장서기 시작했다.
"우리 대성이 때문에 일이 아주 편하다니까. 복덩이야."
같이 출동했던 나이가 있는 동료가 엄지를 치켜세우며 나를 띄워줬다.
"하하하. 애당초 할 사람이 저밖에 없잖아요."
지방에 있는 소방서라 애당초 젊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곳이었다. 그러다 보니 몸을 쓰는 일은 자연스럽게 내 몫이 되었다.
"천천히 넘어가. 발 밑에 잘 보고."
"에이, 제가 한두 번 하나요."
그렇게 웃으며 베란다를 넘어가 벌집을 빠르게 처리하고 되돌아가려는 순간이었다. 어째서인가 누군가가 날 보는 듯한 시선이 내 뒤통수를 향하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내 뒤는 말 그대로 허공이었으니까.
"야 조심해!"
사람은 호기심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으아아아아아!"
나는 나를 향해는 시선에 대한 호기심을 참을 수 없었고, 그렇게 한눈을 판 사이 다리를 헛딛으면서 그대로 베란다에서 아래로 추락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