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1주일이 흘렀다.
걱정한 것과는 다르게 나에게는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았다. 가만히 집에 누워만 있어도 엄마가 해준 따뜻한 밥이 꼬박꼬박 세끼 식사로 나왔고, 오히려 쉬는 동안 잘 먹은 덕분에 살까지 찌고 말았다.
'지금까지 왜 이렇게 힘들게 살았을까'
그런 고민이 들 정도로 풍족하고 만족스러운 일주일을 보냈다. 그래서인지 부러졌던 다리도 생각보다 문제없이 빠르게 잘 회복되고 있었다.
실제로 병원에서도 예상보다 더 빠른 회복속도에 감탄했다. 하지만 원래 젊은 사람들이 자기가 아픈 줄도 모르고 괜히 더 움직이다가 다치는 경우도 있으니 조심하려며 주의를 주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래도 두꺼운 깁스까지는 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며, 가벼운 보조기로 바꿔주었다.
"이 정도면 조금만 더 있다가 복귀해도 되겠는데?"
목발을 사용하지 않아도 천천히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한 스스로에게 감탄하며 거추장스러워진 목발을 옆구리에 끼우고 집으로 향했다.
쾅
돌아가는 길에 들려온 갑작스러운 폭발소리.
"꺄아아아악!"
뒤이어 여성의 높은 비명까지 들리자, 나는 내 다리가 아직 정상적이지 않다는 사실도 잊은 채 급하게 소리가 난 곳으로 달려갔다.
"불이야!!"
5층 높이의 오래된 빌라. 그곳에서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건물 밖으로 뛰쳐나오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래?"
"누가 119에 전화 좀 해 봐!"
큰 소리에 주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웅성거리며 건물 밖을 나오고 있었다.
"아이고! 저 안에서 돈 꺼내야 하는 게 있는데..."
옆에 멍하니 서 있던 아주머니가 갑자기 그렇게 말하며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비록 아주머니가 들어가려고 한 빌라가 당장 불이 붙은 건물은 아니었지만, 가까운 곳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빌라구역의 특성상, 언제든 불이 옮겨갈 수 있어 위험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방금 그 소리는 무언가가 터진 것 같은 소리였기에 만약 같은 상황이 한 번 더 발생한다면 옆 건물도 순식간에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러고 보니 나도..."
"아직 우리 집에는 불이 안 붙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빨리 갔다 오면 큰 문제는..."
하지만 아주머니의 행동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홀린 듯이 각자 집에 들어가야 한다면서 각자의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위험하니까 다가가시면 안 됩니다. 지금 들어가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요!"
나는 급하게 통제를 하려고 했지만, 사람들의 웅성거림에 내 목소리를 금세 힘을 잃었다.
"당신이 뭔데 이래라저래라야?"
"그래 비키라고!"
게다가 일반인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내 말에 사람들이 집중할리도 없었다.
하지만 내가 그들을 잡는 그 짧은 순간에 다행인지 불행인지 다시 한번 큰 폭발과 함께 순식간에 거세지는 불길이 거세지기 시작했고, 처음 불이 붙은 빌라는 1층부터 꼭대기까지 이미 불이 옮겨 붙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아무래도 낡은 건물이다 보니, 관리가 잘 안 되고 있어 문제가 생긴 듯했다.
혹시 몰라 주변을 둘러보자, 다행히도 방금까지 집에 가야 한다던 사람들은 더 이상 집에 돌아가겠다고 하는 일은 없었고, 그럴 생각조차 없어 보였다.
하지만 그 사람들 속에서 나와 비슷한 나이의 여성이 무언가에 홀린 듯 앞으로 나가려는 것을 발견하고는 급하게 몸으로 막았다.
"지금 들어가면 위험해서 안된다니까요! 지금 안 보이세요!?"
"안에 사람이 있어요!!"
절망이 가득 찬 얼굴을 한 여성.
그 얼굴의 표정은 내 어린 시절, 불길 속에 갇혀있을 때 부모님이 했을 표정과 똑같았을 것이다. 알기 싫어도 지금 무슨 상황인지 깨달은 순간 전에 들어본 적이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은 곧 사망할 예정입니다."
그가 일주일 전, 병실에서 만났던 소녀가 절박한 표정을 하고 있는 여성의 등 뒤에서 조용히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