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몸이 확실하게 이상하다.
"끄으응..."
잠을 아무리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방금 자고 일어났는데 또 자고 싶었다.
평소라면 그렇게 좋아했던 밥도 오늘은 먹고 싶지 않았다. 정확히는 밥을 먹으러 가는 그 짧은 움직임조차 할 기력이 없었다.
그렇게 무기력하게 바닥에 누워 아무도 없는 거실을 멍하니 바라보니 어째선지 엄마가 생각났다. 그러고 보니 엄마도 그랬다. 점점 움직임이 느려지더니, 항상 침대에 누워만 있었다.
지금의 내 모습은 마치 그때의 엄마가 저절로 떠오를 정도로 똑같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자는 시간은 일어나 있는 시간보다 훨씬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일어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든다면 더 이상 일어나지 못하는 시기가 올 것 같았다.
죽음? 이게 죽음이라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들자, 덜컥 무서워졌다.
죽으면 어떡하지?
내가 죽으면 내 동생은 또 울 것이다.
그러면 어떡하지?
내가 죽었다는 걸 모르면 된다.
어떻게 모르게 하지?
내가 이 집을 몰래 나가면 되는 거야.
그렇게 깨어있는 짧은 시간 동안 나는 계획을 세웠고, 그날 바로 행동에 옮겼다
"오늘은 밥 잘 먹네."
오늘은 어째서인지, 밖이 밝은데도 동생과 아빠가 집에 있었다. 그 사실이 나는 기쁘긴 했지만, 타이밍이 좋지는 않았다.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준비된 밥을 먹었다. 맛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배가 덜 고프도록 많이 먹는 것이었으니 크게 상관은 없었다.
같은 이유로 물도 많이 마셨다. 그러고 보니 최근에 물도 자주 마시지 않았던 것 같았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며 가족들이 조금 안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다시 심각한 표정으로 무언가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살금살금
나는 최대한 소리가 나지 않도록 현관문으로 이동했다. 최대한 조용히 집을 나가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문은 어째서인지 열리지 않았다.
젠장... 어째서지?
"산책 가려고? 그러고 보니 최근에 거의 안 갔잖아."
열리지 않는 문 앞에서 잠시 고민하고 있자, 여동생이 나를 눈치채고 따라왔다.
괜찮다. 아직까지는 충분히 예상한 일이다.
그렇게 준비가 끝난 동생과 함께 밖으로 산책을 나갔다.
"이제 정말 추워졌어. 밤에는 더 춥고 말이야."
동생의 말대로 따뜻했던 집 안 하고는 다르게 매섭게 바람이 부는 밖은 매우 쌀쌀하게 느껴졌다.
"하윤아~"
"네가 웬일로 이 추운 날 밖에 나와 있어?"
"다이어트 때문에 조금 뛰고 있었지. 너는?"
"나는 산책."
"아~"
그렇게 말하며 두 사람이 나를 잠깐 보더니, 다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동생과 이야기하는 사람한테서 여동생에게 나는 향수 냄새가 똑같이 나는 걸 보니, 아마 예전부터 말했던 친구가 저 아이일 것이다.
그렇게 그녀들은 점점 신나게 떠들기 시작했다. 당연히 주변까지 신경 쓸 겨를은 없어 보였다.
같이 있는 나조차도 말이다.
이건 기회였다.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기회를 살리기 위해 나는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여동생도, 그녀의 친구도 내 조심스러운 행동을 눈치채지 못했다.
타다닷
그렇게 어느 정도 거리가 생기자, 나는 재빠르게 그녀들의 시선에 벗어나는 데 성공했고, 그렇게 나는 계획대로 혼자가 되었다.
그런데 어디로 가야 하지?
생각해 보니 나 혼자서는 밖에 나와본 적이 없었다. 항상 엄마와 함께였고, 엄마가 죽고 난 뒤로는 아빠와, 그리고 동생과 함께였다.
우선 최대한 멀리 가야겠어.
최대한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가족에게 들키지 않는 곳으로...
그렇게 생각한 나는 처음 보는 길을 한참을 걸어, 한 번도 본 적 없는 공원에 도착했다.
위이잉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이 꽤나 매서웠기에 적당히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수풀 아래로 기어들어갔다. 그것만으로도 바람은 충분히 피할 수 있었고, 조금은 따뜻하게 느껴졌다.
배는 고프지 않았다. 하지만 또다시 졸음이 쏟아졌다.
지금 자면 두 번 다시 눈을 뜰 수 없을 것 같았지만, 그 졸음을 견디는 것은 나에겐 불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