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끝까지 기다릴 거야(4)

by 하명환

"하준이가 요즘 이상한 것 같아..."

"하준이가?"


회사에서 늦게 퇴근한 아빠는 자신의 딸이 차려준 식사를 하다가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그곳에는 얌전히 자고 있는 하준이 있었다.


"얌전히 자고 있는데?"


아빠는 그렇게 말하고는 앞에 있는 반찬에 젓가락을 옮겼다. 하지만 자신의 딸, 하윤이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운 상태였다.


"맨날 잠만 자."

"그건 원래 그렇잖아?"

"밥도 잘 안 먹어"

"그건 조금 이상한걸?"


어릴 적부터 밥 먹는 걸 참 좋아하는 아이였다. 과거의 추억을 떠올리면 추억의 대부분이 먹는 것과 관련되어 있을 정도였다. 그런 애가 밥을 잘 안 먹는다? 그건 확실히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병원에는 아직 안 갔지?"

"응. 아직 안 갔어."


최근에 학원 등으로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 늦어진 탓에 타이밍을 놓친 것이었다.


"그럼 일단 병원에 데려가보자."

"근데 병원을 워낙 싫어하니까. 벌써부터 걱정이야."

"아빠도 내일은 일찍 퇴근할 테니까 같이 가자."

"알겠어."


그렇게 내일은 꼭 병원에 데려가겠다고 결심했다.


까드득 까드득


하지만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밥을 잘 먹었다.


"오늘은 밥 잘 먹네."


그런데 어딘가 어색했다. 어딘지 모르겠지만, 먹기 싫은데 억지로 먹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설마 병원 가야 한다는 걸 들은 거 아니야? 가기 싫어서 억지로 건강한 척하는 거 같아."

"병원 싫어하니까. 정말로 그럴 수도 있을 거 같은데."


그렇게 두 사람이 심각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밥을 먹고 있던 하준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잠시 당황했지만, 시선을 돌려 확인해보니 문 앞에서 가만히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산책 가려고? 그러고 보니 최근에 거의 안 갔잖아."


최근에 집에서 자고 있던 것과는 다르게 오늘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기에 하윤은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산책하면서 그대로 병원에 가면 되겠다."

"그럼 아빠는 일단 병원에 먼저 가서 예약하고 있을게."


그렇게 오랜만에 같이 산책을 하고 있는데, 학교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하윤을 부르며 다가왔다.


"하하하."

"호호호."


그렇게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친구랑 수다를 떨다가 원래 목적을 떠올렸다.


"아, 맞다. 나 병원 가야 해서 이만 가볼게."

"병원? 어디 아파?"

"나 말고... 어, 어라? 어디 갔지?"


하윤이 주변을 둘러봤지만, 주변에는 두 사람뿐이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란 하윤은 급하게 자리를 떠나며 아빠에게 연락했다.


"아빠! 준이가 없어졌어!"

"뭐? 그게 무슨 말이야?"

"친구랑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라졌어."


하윤은 지금 있는 상황에 대해 말하려고 했지만, 딱히 설명할만한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일단 주변에 찾아볼게."


결국 할 수 있는 것은 직접 발로 뛰는 것뿐이었다. 아빠와의 연락을 끊은 하윤은 사라진 하준은 찾기 위해 곧바로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항상 다니던 산책길에서는 하준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야..."


요즘따라 좀 이상하긴 했지만, 그래도 갑자기 이렇게 사라져 버리다니. 이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렇게 아빠까지 합류해 하준을 찾아다녔지만, 밤새도록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소중한 가족이니까.


"하윤아. 이쪽이야."


그렇게 한참을 찾던 중, 해가 뜰 무렵에 아빠한테서 연락이 왔고, 알려준 주소로 이동하자, 수풀 아래 웅크리고 앉아있는 준이를 찾을 수 있었다.


"준아!"


나는 급하게 달려가 웅크리고 움직이지 않는 준이를 끌어안았다. 추위 속에서 있던 탓인지 하준의 몸은 평소와는 너무나 다르게 차가웠다.


마치 죽은 것처럼 느껴지는 차가운 기운에 깜짝 놀라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그러자 품 안에 안겨있던 하준이 천천히 눈을 떴다.


"멍!"


해맑은 미소를 띤 강아지, 하준이 가족들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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