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우와"에 머무르지 않고, 반복 가능한 가치를 설계하기
AI를 둘러싼 뉴스는 매일 쏟아진다. 특히 SaaS 제품 곳곳에 ‘AI’가 붙으면서 ‘AI 솔루션’이라는 정체성 세탁(?)을 하는 곳들도 많아지고 있다.
이쯤에서 생각해볼 질문이 있다.
“그 AI 기능이 정말 쓸모가 있는가? 단지 한 번의 우와는 아닌가?
그 질문에서 출발해보려 한다.
간단히 전제를 깔고 가보자. 이 글에서 말하는 ‘판단’은 여러 맥락(컨텍스트)을 통합해 책임을 지는 선택이다. 오늘날 AI는 정보를 구조화하고 요약하고 분류하는 데 강하다. 반면 이 책임 있는 선택, 즉 판단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채용을 예로 들어보자. 면접 기록을 표준 포맷으로 요약하고 쟁점을 뽑아내는 일은 AI가 잘한다. 하지만 “최종 등급을 무엇으로 할지”와 같은 결정은 팀과 조직이 책임지는 문제다. 이 선을 분명히 긋는 순간, AI는 막연한 대체재가 아니라 믿을 수 있는 보조자로 자리 잡는다.
“프레임워크는 무엇을 쓰지?” 같은 기술 선택은 엔지니어의 전문성을 신뢰하면 된다. PM의 핵심은 다른 곳에 있다. 고객의 맥락과 페인포인트를 정확히 붙잡고, 우리 제품의 데이터 구조와 아웃풋을 설계하며, 사람의 판단 단계와 AI가 보조할 단계를 분리해 흐름을 만드는 일이다.
다시 말해, 기술 자체보다 ‘언제 어떤 데이터를 이용해 어떤 형식의 결과를 내고, 그 결과가 누구의 어떤 결정을 어떻게 돕는가’를 디자인해야 한다. 이 흐름이 탄탄할수록 기능은 한 순간 반짝거리기보다 반복적으로 가치를 낸다.
채용은 결정의 무게가 크다. 오판 비용이 높고 신뢰를 쌓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원칙을 더 분명히 해야 한다. AI는 요약과 증거 정리, 일관성 확보를 맡고,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한다. 그 결과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근거가 투명하게 남는다.
이 철학이 없으면 AI는 그저 '쿨해 보이는 기능' 묶음으로 전락한다. 반면 명확한 원칙이 있으면 팀 전체가 같은 방향을 보고, 고객도 제품을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이 생긴다. 이렇게 제품이 AI를 어떻게 바라보고 접근할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철학을 정의하는 것이 AI를 대하는 PM의 첫번째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AI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 아래 문항으로 빠르게 거를 수 있다. 이 중 세 개 이상이 불확실하다면 지금은 일회성 기능일 가능성이 크니, 다시 한번 점검해보자.
고객의 구체적인 페인포인트가 무엇인지 한 문장으로 말할 수 있는가
우리가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필드는 무엇이며 품질은 충분한가
원하는 아웃풋의 형식과 사용 맥락이 명확한가(예: 카드 요약, 표, 태그 등)
사람의 판단 단계는 어디이고, AI가 보조할 단계는 어디인가
성과를 반복적으로 측정·개선할 지표가 정의되어 있는가
결국 PM이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고객의 맥락과 우리 데이터 구조를 바탕으로, 사람의 판단을 보조하는 AI의 역할을 설계하는 것. 그때 '한 번의 우와'는 조용히 사라지고, 기능은 매일 가치를 만든다.
다음 AI 기능 회의에 들어가기 전, 위 다섯 가지 질문을 한 번씩 던져보길 권한다. 그 작은 습관이 반짝이는 데모와 지속 가능한 제품을 가르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