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 병원 진료
"길 없음" 내비게이션이 길안내를 멈추었다!
지난 3월 크게 맘먹고 용기 내어 시작한 시험관시술! 시작한 지 두 달 만에 진행을 멈췄다. 첫 번째 채취는 수정실패였고 두 번째는 난포가 반응을 하지 않아서 호르몬 주사만 5일 맞고 모든 일정이 취소되었다.
시험관시술을 하면 늘 있는 일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그때 이후 내 자궁은 일을 멈춘 듯하다.
5월을 통째로 날리고 폐경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병원을 찾았다. 배란일을 모르니 아무 날이나 들렸는데, 초음파를 보더니 선생님이 오늘 정말 잘 왔다고 칭찬하신다.
생리도 안 했는데 1.3미리의 동그란 난포가 보인다. 이런 행운이 찾아오다니, 진료실에서 급하게 난자 채취날짜를 잡고 피검결과를 기다렸다.
남편한테 기쁜 마음으로 톡을 보냈다. 화요일 난자 채취날짜를 확인하고 휴가를 내기로 했다. 희망이 찾아오면 다시금 마음이 새롭게 움직인다. 하나의 난자라도 소중하기에 자궁 안 1.3미리 난포를 보고 우울했던 마음이 사라졌다.
안타깝게도 그 새로운 희망은 5분을 넘기지 못했다. 약처방과 시술설명을 듣기 위해 진료실 앞에 있는데 선생님이 다급하게 부른다.
○○씨! 피검결과 배란전이 아니네요. 아까 보였던 1.3미리는 난포가 아니라 물혹입니다.
있어야 할 난자는 보이지 않고 불청객 물혹이 내 자궁에 자리 잡았다. 난자채취 일정도 모두 취소 이틀뒤에 다시 내원하라고 하신다,
이틀 후 병원을 가니 1.3미리 물혹은 쪼그라들고 있었다. 전문가 선생님 말이 맞았다. 호르몬은 거짓말을 할 수 없으니 내 자궁은 일을 멈추었다.
배란도 되지 않고 생리도 안 한다.
도대체 내 자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걸까?
"우선 계속 지켜봅시다. 금요일 다시 오세요."
의사 선생님의 그 짧은 문장이 내 심장을 도려내는듯하다. 내비게이션 안내에 따라 열심히 달리다 돌연 "길 없음" 문구가 떴다! 당황스럽다!
병원을 나와 서울 낯선 곳 하늘을 보니 참 푸르다. 정답을 알고 가는 길은 얼마나 확실하고 편할까? 희망을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마음 한편에 나지막이 들린다.
"이젠 그만해야 될 땐가~~"
지방에서 아침 일찍 나와 진료 보고 나오니 해가 저물고 있다. 기차 왕복 티켓비 64,000원! 병원 진료비 초음파 12,300원!
기차를 타고 내려가면서
"그래도 오늘은 병원 진료비가 적게 나왔네"
애써 스스로를 위로한다.
나란히 "길 없음" 도로를 가고 있는 남편을 위해 어서 마음을 추스르자. 역에서 픽업하기 기다리고 있는 그이를 위해 다시 얼굴에 미소를 장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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