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 『스토너』에 끌렸다. 너무 읽고 싶었다. 우리 집 근처 탐라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아봤는데,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의 book curation처럼 해놓은 전시용 도서라서 빌릴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냥 쉬는 겸 skim 하며 읽어보기로 했는데, couch에 앉아서 읽다보니 어느새 chapter 2였다. 내일모레 재활의학 시험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러다가 슬론 교수님이 말한 이 quote를 만났다.
"그가 느리게 말했다.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기로 선택했는지,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잊으면 안 되네. 인류가 겪은 전쟁과 패배와 승리 중에는 군대와 상관없는 것도 있어. 그런 것들은 기록으로도 남아 있지 않지.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할 때 이 점을 명심하게." p.54 <스토너>
나는 사실 책을 한국어로 읽는 걸 선호하는데, 언젠가부터 영어 소설이 한국어로 번역 되었을 때는 사실 번역가가 그 소설을 약간의 재창조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원문의 느낌을 그대로 알고 싶으면 영어 책으로 읽어야 하는데 사실 약간의 영어 책 거부감이 있었다. 자꾸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사전 찾아야되고 내가 영어가 2nd language라서 완전 이해하지 못 하는 그 느낌이 때로는 불편했다. 지금도 그런 느낌이 없지는 않다.
나는 영어 complex가 있었고, 그걸 극복하려고 제주의 New York Deli House에서 열린 language exchange event에 가봤다. 거기서 알게된 David을 이번에 뉴욕 여행에서 만났다. 나와 내 동생을 이곳 저곳 구경시켜주셨고, 그러다가 우리는 뉴욕의 한 bookstore을 발견했다.
나는 『Stoner』를 꼭 이 bookstore에서 사고 싶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가 않았다. bestseller에는 Korean American 작가 이민진님의 『Pachinko』도 보이고, 최근에 pass away하신 백세희 작가님의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싶어』도 보였지만 『Stoner』는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혼자 저 멀리 안쪽으로 들어갔다. American Literature는 꽤 안쪽 corner에 있었다. 하지만 거기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찰나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누군가가 『Stoner』를 찾아주셨다고 했다!
나를 기다리고 있을 사람들에게 조금 미안해서 빠른 걸음으로 나왔다. 알고보니 『Stoner』는 입구 쪽에 있었다. ‘역시 <스토너>는 명작이지!’라고 그때는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더 와닿는 건, 책 <스토너>도 좋지만, 그 책을 찾아준 뉴욕의 어느 stranger, 나에게 전화를 준 내 동생, 그리고 『Stoner』의 여러 판본 중 가장 undamaged version을 골라주던 David, 바로 그들의 마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