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 한국이 뜨는 건 당연하다

사람들은 결국 사람으로부터 위로를 받는다

by 얼그레이

AI 시대에 한국이 뜨는 건 당연하다. K-pop demon hunters와 <Golden>을 노래한 이재(EJAE)라는 가수가 한창 인기였다. 며칠 전 뉴욕의 Bryant Park에 갔을 때 ice rink장의 정비 시간에 K-pop이 울려퍼지는 걸 듣고, 국뽕(?)에 차올랐다. 잠깐 구경만 하고 버스를 타러 Port Authority로 가는 길에 한 bookstore를 마주쳤는데, 거기에 딱 들어가니까 아이들을 위한 K-pop demon hunters 책이 있었다. ‘이 bookstore는 뭐지?’ 해서 봤는데 이름은 kiko 어쩌고 bookstore였다. Japanese American bookstore에서 아이들을 위한 K-pop demon hunters book이 입구에 있는 걸 보고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라도 한류가 알려지면 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한다.


Deep in my heart, 나는 한국의 독립서점이 미국에 진출하길 바란다. 하지만 한국어는 자음과 모음의 독특한 조합에 따라 세밀하게 달라지는 뉘앙스의 차이 때문에 영어와 한국어 실력이 모두 뛰어나지 않고서야 이런 독립 서점이 쉽게 해외로 진출하기 어렵다는 것도 안다.

나는 의료파업 기간 동안 제주도에 유배(?)되었을 때 독립서점을 가는 것을 즐겼고, 애월의 <보배책방>이라는 곳이 기억에 남는다. 나는 책을 보통 도서관에서 빌려보는 편이지만, 그 곳에서 한번은 심귀연 작가님의 <취향>이라는 책을, 다른 visit에는 <사람, 장소, 환대>라는 책을 구매했었다.

지난 겨울, 경의선 책거리 근처 약속 장소에 조금 일찍 나와있게 되어 기다릴 겸 한 독립서점을 만나게 되었다. 서울의 독립서점은 처음이었다. 이름은 까먹었는데, 따뜻하고 다정한 분위기가 좋았다. 김겨울 작가님의 <음악의 언어>라는 책이 curation 되어 있어서, ‘역시 이 사장님도 책을 좀 볼 줄 아시는군!’ 싶었다. 거기서 급하게 산 책은 읽다가 말았다.


나는 교보문고도 좋아하고, 독립서점도 좋아한다. 두 곳은 각각의 독특한 매력이 있다. 교보문고는 책 검색대가 있어서 손쉽게 원하는 책을 straightforward하게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책을 구매해야 된다는 무언의 압박(?) 없이도 A부터 Z까지의 모든 책들을 구경할 수 있다. 특히 교보문고에 가면 특유의 향이 있는데, 그 냄새를 맡으면 ‘와~ 교보문고다! 편안~’ 이런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내 동생도 한때 교보문고 디퓨저를 방에 두기도 했다.


한편 독립서점은 작은 서점을 운영하시는 사장님의 취향이 담긴 공간이다. 책 각각에 사장님의 손글씨로 아기자기하게 적힌 mini 추천사가 담겨있고, sample 책에는 사장님의 밑줄도 몰래(?) 보는 재미가 있다. 아담한 공간에 취향인 책이 한가득 꽂혀있으면, 마치 좋아하는 걸로만 가득 찬 cozy attic 같은 느낌도 든다.

하지만 나는 최근에 대전에서 방문한 책방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1층에는 trendy한 책들, 2층에는 내가 읽어봤던 책들이 다수 보였다. 새로운 책들이 있어서 내 시야를 넓혀주기도 했고, 양귀자 작가님의 <모순>과 같은 bestseller 책들도 있어서 친근감이 들기도 했다. 거기서 <스토너> 한글판도 가장 안쪽 코너에 진열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때 내가 선물 받고 싶었던 책은 1층에 curation 되어있던 <외로움의 책>이었다. 영어 제목은 <Thinking Through Loneliness>이다. 나도 앞부분만 읽고 다 읽지는 못했지만, 외로움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것이고, 그런 순간이 올 때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로 사람들이 위로를 찾길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뉴욕 서점에서 <스토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