落詩(낙서 또는 詩) - 12

by 권태윤

묵언(默言) -


한마디 말없이


아비는 시원한 보리곡차 마시고

자식은 달달한 참외를 벗하니

위아래가 무슨 소용이고

앞뒤는 또 무슨 소용인가


온갖 잡새들 허공에다 짖고

관(冠) 비슷한 것 쓴 자들이

쉴 새 없이 위민(爲民) 지껄여도


시간은 자꾸 무덤만 만들고

옛이야기만 산천에 맴돌더라


더 높이 오르려 안달하는 저들을 보라


푸르던 잎 낙엽으로 지고

꿰짝의 돈 짐짝이 되고 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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