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균형발전 위한 예타 조사대상사업 규모 확대 필요성

by 권태윤

기준은 한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습니다. 10조원 또는 20조원 이상이 투입될 수도 있는 가덕도신공항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할 수 있도록 특별법으로 강제함으로써 사실상 예비타당성조사제도는 조롱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예산절감, 예산의 효율적 사용 운운하며 국회의 예산증액 요구를 거부해오던 기획재정부 입장도 당시 난감하게 되었습니다.


게다기 이미 문재인정부 들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 규모가 100조원을 넘겼습니다. 지난 2017년8월부터 2021년8월까지 4년간 모두 130개 사업의 예타가 면제됐습니다. 면제 규모는 100조5,856억원에 이르렀습다. 노무현 정부에선 10개 사업, 1조9,000억원 규모의 예티가 면제됐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시기 통틀어 90개 사업의 예타를 면제했는데 규모는 61조1,378억원입니다. 박근혜 정부는 94개 사업에 대해 예타를 면제했고, 사업비는 24조9,994억원 규모입니다. 이명박·박근혜정부 들어 이뤄진 예비타당성조사 면제사업 규모는 모두 86조1,372억원입니다. 문재인정부가 이·박 정부를 합한 규모보다도 20% 가까이 더 많은 셈입니다. 입만 열면 ’토건세력‘, ’삽질정부‘ 운운하며 전정권을 조롱하던 세력들이 집권하여 아예 ’포크레인질‘을 한 셈이 됐습니다.


현행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의 기준은 500억원이상 사업입니다. 지난 1999년 예비타당성제도 도입이후 예타 대상사업(SOC분야) 규모(500억원)는 약 20년 이상 유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국가 경제성장 등에 따라 경제규모, 재정규모 등이 증가했스니다. 예타 대상사업의 규모만 변동이 없습니다. 금액기준 상향을 검토할 필요가 되었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명목GDP는 2000년 635조원이었으나, 2017년 1,730조원으로 2.72배나 증가했습니다.


예비타당상조사 대상사업 금액기준을 500억에서 1,000억으로 상향하면, 사회적 파급효과가 큰 대규모 사업 위주로 예타를 시행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예타 대상이 축소되어 내실 있게 예타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중앙관서의 자율권이 확대됨에 따라 시급한 사업의 적기 추진이 가능해진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실제로 제4차 국가망 중 1,000억원 미만 사업만 보더라도, 분당선 왕십리~청량리 1.0km 단선신설(820억원), 충청권 광역철도 2단계 신탄진~조치원 22.6km 기존선 활용(364억원), 충청권 광역철도 3단계 강경~계룡 22.6km 기존선 활용(511억원), 대구권 광역철도 2단계 김천~구미 22.9km 기존선 활용(458억원)사업도 예타없이 신속한 추진이 가능해집니다.


반면, 대상 기준 상향으로 인해 사업타당성이 없는 사업들이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치지 않은 상태로 예산에 반영됨으로써 예산 낭비를 초래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헌법이 보장하는 이동의 자유를 포함한 다양한 SOC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사업성을 충족시키지는 못하더라도 꼭 해야만 사업들이 많습니다. 현재 공공기관들이 하고 있는 많은 사업들 역시 사업성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하지 말아야 할 사업들이 부지기수입니다.


물론 예산은 아껴 써야 합니다. 그러나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들이 사업타당성 때문에 좌절되는 일도 없어야 합니다. 지역 균형발전 차원의 SOC 사업들이 적기에,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대상 사업의 기준을 1000억 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할 때가 되었습니다. 지역이 살아야 나라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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