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말내말(他言我言), 西洋 - 17

by 권태윤

인드로 몬타넬리(Indro Montanelli), <로마 이야기(Storia Di Roma)> 중에 이런 부분이 있습니다.


“부모들은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가족이 진정한 군사적 단체라는 사실과, 모든 권력은 가족의 우두머리인 부친, 즉 ‘가부장’에게 있음을 교육시켰다. 가부장은 부인의 지참금을 포함한 모든 것을 소유하며, 사고파는 권력을 가진 유일한 인물이었다. 만약 부인이 남편을 배신하거나 포도주를 훔치면, 어떤 조사나 재판도 없이 죽임을 당할 수 있었다. 자식도 예외가 아니어서 노예로 팔아버릴 수 있었다. 그리고 가족들이 구매한 것은 자동적으로 부친의 소유가 되었다. 딸들이 부친의 절대적인 지배로부터 벗어 나는 유일한 방법은 ‘ 쿰 마누(cum manu)’, 즉 자식에 다한 모든 권리를 포기한다고 선언하는 부친의 손에 이끌려 결혼하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딸에 대한 부친의 권리는 사실상 남편에게 이전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요즘 우리나라 여성들이나 페미니스트들이 보면 기겁할 내용이겠습니다. 저 시대로 가서 가부장으로 한 달만이라도 살아보고 싶다는 남성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여성은 누군가의 어머니가 됩니다. 왕조시대 임금들도 어머니 앞에선 아이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한 왕들의 좌절과 분노, 자기파괴적 횡포도 낯설지 않습니다.


요즘 시대에는 남자의 권위가 추락하고 여성시대가 되었다는 남성들의 한탄도 있지만, 사실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진보된 인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남자가 돈을 벌어오면 그것을 불리는 것도 대부분 여성입니다. 맞벌이를 하면서도 말입니다.


여성은 위대합니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아낀다면, 그녀들은 이 세상을 위해 더 큰 일을 해낼 수 있는 존재들입니다. 혼자 사는 남자 집엔 이가 서말이지만, 혼자 사는 여자 집엔 쌀이 서말이라는 옛말이 괜한 말이 아닙니다.


그런 여성들을 저토록 학대하면서 로마가 망하지 않길 바랐다면, 그것이 기괴한 미신일 것입니다.


여성을 ‘추앙’하세요. 인류의 미래가 그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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